난데없는 김병현 소환, 레전드 명장면 4위에 '비중있는 조연' 등장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핵잠수함'으로 이름을 날렸던 김병현(42)이 '강제 소환'을 당했다.
다름 아닌 '레전드 유격수' 데릭 지터(47)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면서 김병현의 이름이 언급된 것이다. 지터는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 쿠퍼스타운에서 열린 입회식을 통해 마침내 명예의 전당에 공식 입성했다.
지터는 아깝게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전체 397표 중 396표를 받아 1표 차이로 만장일치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그만큼 지터가 대단한 선수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터는 뉴욕 양키스에서만 20년을 뛰면서 2747경기에 나와 3465안타를 쳤고 타율 .310 260홈런 1311타점 358도루를 기록했다. 양키스가 '제국'을 건설하는데 중심이 된 인물이다. 지터가 가진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만 5개이며 '지하철 시리즈'로 불렸던 2000년 뉴욕 메츠와의 월드시리즈에서는 MVP까지 수상했다.
이날 미국 'CBS스포츠'는 지터의 10대 명장면을 선정했다. 지터가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터뜨린 끝내기 홈런이 4위로 선정됐는데 김병현의 이름이 소환됐다.
홈런을 때린 타자가 있으면 홈런을 맞은 투수가 있는 법. 지터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은 투수가 바로 김병현이었다. 김병현은 9회말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고 좌절했고 10회말 지터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아 패전투수가 됐다.
'CBS스포츠'는 "양키스가 1승 2패로 밀리고 맞이한 4차전에서 1아웃 남기고 1승 3패로 밀릴 뻔한 순간에서 벗어났다. 마르티네스가 애리조나 마무리투수 김병현에게 동점 2점홈런을 날렸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시계가 10월 31일에서 11월 1일로 넘어간지 몇 분 지나지 않아 지터가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경기를 마무리했다"라고 설명했다. 지터는 이 장면으로 인해 '미스터 노벰버(Mr. November)'라는 별명이 붙었다.
만약 김병현이 구원에 성공했다면 지터의 명장면도, 미스터 노벰버라는 별명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김병현은 다음날인 5차전에서도 9회말 스캇 브로셔스에게 동점 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애리조나는 2승 3패로 밀렸지만 홈에서 열린 6~7차전을 연달아 잡고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한편 'CBS스포츠'는 지터가 199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우측 외야로 날린 타구를 관중석에 있던 12세 소년 제프리 마이어가 낚아채면서 홈런 판정을 받은 장면이 1위, 2000년 메츠와의 월드시리즈에서 연이틀 홈런을 터뜨린 것이 2위, 2001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그림 같은 수비를 선보인 것이 3위로 각각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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