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저씨 단단히 화났다..1900억 자사주 매입 발표에도 엔씨 또 신저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엔씨소프트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주가는 또 신저가를 경신했다.
9일 엔씨소프트는 전일 대비 1000원(0.16%) 내린 61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엔씨소프트는 59만90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60만원선 아내로 밀린 것은 지난해 3월 24일 이후 1년 반여만이다. 코스피가 1400선까지 밀렸던 코로나 폭락장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 직전인 지난달 25일 대비로는 27.0% 하락했고,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2월 8일의 104만8000원 대비로는 41.7% 급락했다.
엔씨소프트가 주가 부양을 위해 내놓은 자사주 매입 카드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엔씨소프트는 오는 12월 7일까지 석달간 자사주 30만주, 금액으로는 1899억원 어치를 장내 매수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엔씨소프트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753억원보다도 큰 금액이다. 또 엔씨소프트가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공시가 나온 이후 첫 거래일인 8일에도 엔씨소프트 주가는 0.65% 하락했고 이날도 소폭 떨어졌다. 자사주 매입의 약발이 전혀 듣지 않고 있는 셈이다.
출시 직후 곧바로 매출 1위의 꿰찰 것으로 기대했던 신작 '블소2'는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여전히 4위에 머물러 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30억~40억원 수준의 일 매출을 기대했으나 현재는 5억원대로 눈높이가 크게 낮아졌다.
불과 2개월여 전까지만 해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구글플레이 매출 1, 2위를 독식하고 있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출시되면서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중국산 게임인 '원신'도 상위권에 진입해 엔씨소프트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리니지와 함께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떠받치는 리니지2M에서도 린저씨(리니지하는 아저씨)의 이탈이 포착되고 있다. 리니지2M은 지난 2분기 엔씨소프트 매출 5384억원 가운데 2180억원을 책임진 대표작이다.
중국 미호요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원신'은 무과금, 소과금으로도 충분히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판 '대륙의 실수'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과금 시스템은 소수의 '핵과금러'(거액을 소비하는 사용자)들이 수억에서 수십억원을 쏟아부어 매출을 떠받친다. '원신'은 '블소2', '리니지2M'을 제치고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3위에 올라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출시가 예정된 '리니지W'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글로벌 동시출시와 더불어 멀티디바이스, AI번역, 과금 모델, 콘텐츠가 글로벌향으로 제작된 게임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전략이 통할 수 있는지 판가름 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인건비가 올라가고 기존 게임들의 이용자당 평균 결제금액이 하락함에 따라 이익률이 훼손될 수 있어 절박함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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