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 진출 빅테크, 똑같이 규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빅테크·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계속해서 적용해 나갈것이라고 강조했다.

9일 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장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대해 여러차례 얘기했고, 그 원칙을 앞으로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금융 등 산업에 진출할 때 기존 기업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빅테크와 핀테크, 금융산업 등 업권별로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업권별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소통에 기초를 두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빅테크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계속 보겠다"고 답했다.

빅테크·핀테크 주도의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에 대해서도 "대환대출은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소통을 더 하고 여러 의견을 충분히 듣고 얘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정책은 서둘러 추진하기 보다 절충점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고 위원장은 취임 후 첫 현장 행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과 만나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처 연장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고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두 차례 연장해왔던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처와 관련해 추가 연장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권과 충분히 논의하고 방역상황, 실물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고 위원장은 "다른 측면에서 만기연장·상환유예가 1년반 이상 지속함에 따라 일부 차주의 상환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7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각해져 음식·숙박·여행·도소매업 등 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업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는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와 최근 금리인상으로 기업활동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경영여건 정상화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코로나19 직접 피해업종에 대한 지원 확대, 생애주기와 성장단계별 지원 강화, 폐업‥전업 지원, 중소기업 전용 신용평가기준 마련 등을 건의했다. 고 위원장은 "지원방안을 다각도로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처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만기가 연장된 대출은 210조원이다. 원금상환 유예와 이자상환 유예는 각각 12조원, 2000억원이다.김수현기자 ksh@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