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에서 투톱으로..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에 홍준표 '역전'

배지현 2021. 9. 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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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압도적 1위'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추월하는 여론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 악재까지 겹친 윤 전 총장이 뚜렷한 하락세에 접어든 반면, 홍 의원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국민의힘 대선 구도가 급속히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봉합됐던 역선택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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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20대·민주당 지지층에서 압도적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압도적 1위’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추월하는 여론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 악재까지 겹친 윤 전 총장이 뚜렷한 하락세에 접어든 반면, 홍 의원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급속하게 재편된 ‘양강 구도’에서 1·2위 자리바꿈까지 가능해졌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성인 2019명을 대상으로 한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2.2%포인트)에서 홍 의원(32.6%)은 윤 전 총장(25.8%)을 오차범위 바깥으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최근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간혹 1위를 기록한 조사가 있었지만 모두 오차범위 안쪽의 경합 상황이었고, 오차범위를 벗어난 추월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얼미터는 이번 조사 결과를 “‘고발 사주’ 의혹 논란 영향으로 분석”한다며 “윤석열 1강 독주 체제에서 윤-홍 2강으로 급격한 구도 재편 양상”이라고 짚었다. 4개 여론조사기관(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이 지난 6∼8일 전국 성인 1011명을 상대로 한 전국지표조사의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홍 의원은 24%, 윤 전 총장은 18%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안쪽의 경합 상황이긴 하지만 최대치에 근접해 격차를 벌린 것이었다. 넥스트리서치가 <에스비에스>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홍 의원은 한 달 전 조사와 비교해 11.9%포인트가 오른 27.1%를 기록하며 22.8%(-2.3%포인트)를 기록한 윤 전 총장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세부 내용을 보면,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의 주요 지지층은 정치 성향에 따라 확연하게 갈린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홍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35.5% 지지를 받았지만 윤 전 총장은 4.6%에 그쳤다. 열린민주당 지지층(홍 45.9%-윤 7.4%)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 전 총장이 48.8% 지지를 받아 홍 의원(31.3%)을 앞섰다. 윤 전 총장은 1주일 전 53.8%에서 5.2%포인트가 빠진 반면 홍 의원은 14.2%에서 2배 이상(15.9%포인트) 급등하며 차이를 크게 좁혔다. 홍 의원의 가파른 상승세는 국민의힘 내부 지지율이 떠받친 측면도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여당 지지층에서 윤 전 총장이 크게 밀리는 모양새여서 이들이 윤 전 총장을 배제하는 ‘역선택’의 결과라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의 지지층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 룰’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할 수도 있다. 앞서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내홍 끝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여론조사 문구에 넣을 ‘본선 경쟁력’ 문항의 구체적 문구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리얼미터 누리집 갈무리.

홍 의원이 50대 이하에서 지지율이 높은 반면, 윤 전 총장이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홍 의원의 20대 지지율은 37.7%로 윤 전 총장(16.4%)과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홍 의원의 급부상을 ‘역선택’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사시부활이나 수시폐지 등 불공정에 지친 젊은층의 표심을 살 수 있는 자유경쟁 공약을 내놓고 있다”며 “비전 부재 등으로 윤 전 총장에게 실망한 지지층들이 실용주의에 부합하는 홍 의원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은 우리끼리만 투표하는 게 아니”라며 “중도층‧진보층‧호남‧20~40대 표심도 가져오는 확장성이 있어야 한다. 이분들로부터 거부감이 없어야 이긴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해당 여론조사기관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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