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지하철역 이름

파이낸셜뉴스 2021. 9. 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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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3년 세계 최초의 지하철 '메트로폴리탄선'이 개통된 영국 런던에는 재미있는 이름의 역이 많이 있다.

본래 '피카디리 홀'이라고 부르던 저택 앞에 서커스(로터리)가 생기자 피카디리 서커스라는 역 이름으로 굳어졌다.

서울 시내 360개 지하철역 이름은 주로 △옛 지명, 법정동, 가로명 △고적, 사적 등 문화재 △대학교, 공공시설 △지역 대표 명소 또는 지역 명칭 중에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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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선 서대문역에 강북삼성병원이라는 부역명이 병기돼 있다./사진=뉴시스
1863년 세계 최초의 지하철 '메트로폴리탄선'이 개통된 영국 런던에는 재미있는 이름의 역이 많이 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들끓는 '피카디리 서커스'역은 우리가 아는 '극장'이나 '서커스'와는 무관하다. 피카디리란 16~17세기에 유행하던 큰 주름이 장식된 전통복장의 옷깃을 일컫는 용어다. 이 옷깃을 만들어 부자가 된 재단사가 지은 으리으리한 저택이 피카디리였다.

본래 '피카디리 홀'이라고 부르던 저택 앞에 서커스(로터리)가 생기자 피카디리 서커스라는 역 이름으로 굳어졌다. '엘리펀드 앤 캐슬'역은 우리말로 코끼리와 성이다. 15세기 영국왕 헨리 5세의 군대에 칼을 납품한 대장간의 문양에서 유래했다. 대장간은 이사를 가고 동일한 이름의 술집을 겸한 숙박시설과 쇼핑센터가 차례로 들어서면서 역 이름이 됐다. 이 밖에 콕포스터스, 나이트브리지, 얼드게이트역도 이색 스토리를 품고 있다.

기원전의 역사를 품은 오래된 도시 서울에도 흥미로운 역 이름이 많다. 서울 시내 360개 지하철역 이름은 주로 △옛 지명, 법정동, 가로명 △고적, 사적 등 문화재 △대학교, 공공시설 △지역 대표 명소 또는 지역 명칭 중에서 선정됐다. 학여울, 굽은다리, 새절, 돌곶이, 먹골, 마들, 까치울, 한티역은 정겨운 순우리말 역 이름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9글자로 서울에서 가장 긴 역 이름이다.

서울교통공사는 9일 앞으로 을지로4가역에 'BC카드역', 역삼역에 '센터필드역'이라는 부가적인 역 이름을 병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만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줄이려는 고육지책이다. 부역명 판매로 연간 4억여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이미 종각역(SC제일은행역), 구로디지털단지역(원광디지털대역), 서대문역(강북삼성병원역) 등 26개 지하철역에서 부역명을 사용 중이다. 쥐꼬리 수익 창출을 위해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런던 지하철 역 이름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게 다시 역사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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