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희화화' 유튜버, 여론 뭇매에 "과몰입하지 마라" 반박
불법 촬영(몰카)을 소재로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불법 촬영 범죄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웃음 소재로 다룬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이에 해당 유튜버가 “과몰입하지 마라”고 대응하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크레이지 그레빠(CRAZY GREAPA)’는 “15초 슬픈 영화, 판사님 저는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짧은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한 남성은 휴대폰을 보며 걷다 마주오는 남성과 어깨를 부딪혀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한다. 다행히 그는 무릎을 꿇고 휴대폰을 간신히 낚아채지만 모양새가 이상하다. 올려다보니 그의 앞에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서 있고, 자신이 그 치마 속을 촬영하는 듯한 모습이었던 것. 심지어 휴대폰 화면에는 여성의 치마 속이 찍혀있기도 했다. 이후 감옥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 채 영상은 끝이 난다.
영상이 게시되자마자 네티즌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게 재미있나, 나도 그냥 웃고 넘어가면 좋겠다” “시대 흐름에 탑승 못 한 발전 없는 개그, 옛날에도 틀렸지만 지금은 더 틀린 개그” 등의 의견이 나왔다.
유튜버 ‘크레이지 그레빠’의 대응도 화를 키웠다. 한 네티즌이 “불법 촬영으로 인생이 망가진 여성분들이 많은데 이 소재가 유머로 소비되다니 만드신 분이 얼마나 여성 인권에 관심이 없으며 무지한지 알겠다”고 썼다.
이에 유튜버는 “여성 인권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별생각 없이 만든 영상에 과몰입하지 말자”며 “불편한 것 하나하나 신경 쓰니까 TV방송이 노잼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TV예능 보러 가세요. 여기는 방송국이 아니라 유튜브 개인 채널이니까”라고 덧붙였다.
‘크레이지 그레빠’의 이같은 주장에 또 다른 네티즌은 “코미디언들도 본인이 쓰려는 소재나 발언이 문제가 되진 않을 지 고민하며 (방송을) 내보낸다”며 “피해 사례가 넘치고 이로 인해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는데 말을 참 쉽게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5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촬영 검거건수는 4744건이었다. 검거된 인원은 5151명으로 남성(94.1%)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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