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측 "손 검사가 고발장 전달했다면 도의적 책임은 있을 수 있어"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강원 춘천시 금강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9일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상황이 정확하게 손준성 검사가 개인적으로 그런 일을 했다면 관리책임에 대해선 국민께 사과드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손 검사는 윤 전 총장의 지시를 받아 야당에 여권 정치인 고발을 사주한 측근검사로 지목된 인물로 일체 의혹을 부인 중이다. 윤 전 총장측이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정하면서 방어전략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고발장이라는 문서작성 과정에 윤 전 총장이 개입, 지시, 묵인했다는 등의 연결관계가 없으면 저희와는 아무 상관없는 말씀”이라며 해당 의혹이 윤 전 총장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손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했든 안했든 손 검사와 윤 총장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 “손 검사로 보이는 사람이 문서를 보냈다는 시점에 현직 검찰총장이 윤석열이었다는 것 뿐”이라며 거듭 손 검사와 윤 전 총장 사이에 선을 그었다.

전날 윤 전 총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정치공작을 하려면 잘 준비해서 제대로 좀 하라”고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만큼, 윤 전 총장 캠프도 ‘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적극 반박에 나서는 분위기다.

윤 대변인은 다만 손 검사가 실제 문제의 고발장을 야당 측에 전달한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윤 전 총장에게 “도의적 책임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검찰조직의 수장인데 현직 검사가 정당하지 못한, 사람들이 보기에 검사가 해선 안될 일로 생각될 수 있을 만한 일을 했다는 점에서 관리책임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그러나 그것이 ‘직접적 사주’라고 하는 단어를 쓸 수 있을 만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만의 하나, 손 검사 개입이 사실임을 가정한 경우에 대한 개인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