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홍준표도 못피한 진중권의 '압박면접'(종합)
장성민·장기표·박찬주·최재형·유승민·홍준표 참여
유승민, '배신자 아이콘' 묻자 "그렇게 생각하나" 발끈
홍준표, '긴급재정명령권 조건' 진중권 질문에 "난 사시 통과한 사람"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경선 후보자 공개 면접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면접관들의 `압박 면접`에 혼쭐이 났다. 면접관들은 각 후보들을 철저히 검증하기 위해, 정책 공약을 비롯한 과거 행적 등 다방면에서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유력 주자들도 이들의 송곳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그간 당이 주최했던 비전발표회, 공약발표회 등 `무색무취`했던 행사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이날만큼은 모든 후보들이 면접관들 앞에서 쩔쩔맬 수밖에 없었다.
첫 순서인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 때부터 공방은 맹렬했다. 면접관인 김 대표는 ‘서울의 49개 대학을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대부분 사립대 일텐데,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인가. 독재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고, 장 이사장은 “사립대 총장 및 이사장과 협의할 거다. 나가는 게 훨씬 이익이 크다.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면 분양가가 뛰고 재정난에 허덕이는 사립대의 빚을 갚아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돈만 주면 많은 대학이 합의를 해줄 것 같나. 그건 망상이다”며 “안 나간다는 대학은 쫓아낼 것인가. 그건 헌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갈했다.
이어 박 교수는 장 이사장이 `DJ적자`라 불리는 점을 거론하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 뒤 ‘북한은 핵 개발 의지와 능력이 없다’고 했었는데 옳은 판단이었나”라고 질문하자 장 이사장은 “거대한 정치적 수사였다. 그렇게 유인을 하면 핵 개발을 한다 해도 상당히 자제를 하거나 그 분위기에 멈칫할 것이다”고 답변했다. 그는 면접 종료 후 나가면서 “이렇게 혹독한 시험장에 서본 적은 처음”이라고도 했다.
안티 페미니즘 바람에 올라타려는 게 아니냐는 김 대표의 물음에는 “4년 전에도 공약을 냈을 땐 그런 젠더 갈등이 없었다. 갈등이 없었을 때도 이 문제를 주장했다”고 응수했다.
김 대표가 `배신자 아이콘`에 대한 입장을 묻자 발끈한 유 전 의원은 “내가 배신자라고 생각하나.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니까 물어보는 게 아니냐”고 하면서 “솔직히 억울하지만, 영남 보수권 지지자 분들이 생각이 바뀔 거라 믿는다. 우리 후보들 중에 그간 정치 철학이나 정책 일관성에 있어 중도 확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순서였던 홍준표 의원은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며 비교적 능수능란하게 넘어갔다. 과거 경남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쇄했던 것을 두고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다.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건 의료원으로서 기능을 상실해 더 이상 둘 수 없어서 정리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전국의 공공병원을 폐쇄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자 홍 의원은 “그건 억지 논리다.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은 죽어다 깨어나도 나를 안 찍는다. 난 그런 사람들에 대꾸하지 않는다. 말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날카롭게 반응했다.
진 전 교수는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 강성·귀족노조를 개혁하겠다는 홍 의원을 향해 ‘긴급재정명령권 발동 조건을 모르는 것 같다’고 물었고, 홍 의원은 다 알고 있다면서 “내가 사법시험을 통과한 사람이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다음날인 10일에는 나머지 황교안·윤석열·박진·안상수·하태경·원희룡 후보가 면접장에 오른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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