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물량폭탄·대출규제·금리인상 세가지 화살 불발?..계속된 집값상승

이영웅 2021. 9. 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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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만 되면 신고가..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8주 연속 최고 신기록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아파트 매매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8주 연속 최고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주택 물량공급, 대출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3가지 화살이 모두 불발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시중은행의 대출중단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는 꺾였지만, 호가 위주의 높은 가격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국의 전세난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9월 첫째주 부동산 가격 추이 [사진=부동산원]

◆ 수도권 아파트 상승률, 8주 연속 최고상승률 기록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1주(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0.31%)보다 소폭 하락한 0.30%를 기록했다. 이는 지방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0.22%에서 0.20%로 0.02%포인트 빠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지난주와 동일한 0.21%, 0.40%를 각각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상승률은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 4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 상승률이며 8주 연속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 아파트가 들썩이는 배경에는 시중에 아파트 물량이 대폭 감소한 데 있다. 지난 6월1일부터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최대 75%까지 오르는 등 부동산 중과세 정책이 시작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풀린 매물을 대거 거둬들였다.

여기에 대출규제 등 수요억제 정책으로 사실상 부동산 거래를 끊어 놓았다. 이러한 가운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과 상대적 저평가된 지역 위주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높은 호가 중심의 실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국적으로 전세난도 확대…올 들어 수도권 전세 10.26% 상승

여기에 더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10년 내 가장 큰 폭으로 뛰고 있다. 현재 9월인데도 지난해 한해 상승폭을 뛰어 넘었다. 통상 전세가격이 상승할 경우 수요자들은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추격매수에 따른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서울의 아파트 한 모습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실제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8월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10.26% 올라 작년 한해 전셋값 오름폭(10.23%)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 전세대란이 일어났던 2011년 이후 10년 내 가장 가파른 수치다. 특히 인천은 21년 내 가장 큰 전세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배경에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집주인들은 임대차보호법 등을 이유로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전세물량이 줄은 데 있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179.1로 전월(177.1) 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이 지수는 100을 넘을 경우 초과수요를 뜻한다.

문제는 전세가격이 오를 경우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상승세로 이끈다는 점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 등으로 거래활동은 소폭 감소했으나, 지역별 인기단지의 신고가 거래와 전세가격 상승, 매물부족 영향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물량폭탄·대출규제·금리인상 3가지 화살 모두 빗나가나

현재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모든 칼을 다 꺼낸 상태다. 공공택지 사전청약을 통해 '패닉바잉(공포매수)'을 막고,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대책으로 신규 공공택지를 추가 지정하는 등 물량 총공세에 나섰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 인천 구월, 화성 봉담 등 수도권 7곳과 지방권에 대전 죽동, 세종 조치원 등 3곳 등 총 10곳을 신규 공공택지 3차 입지로 선정했다. 의왕·군포·안산과 화성 진안은 신도시 규모의 택지로 개발해 각각 4만1천가구, 2만9천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전방위적인 대출규제에 나섰다. 현재 은행들은 가계대출 신규취급을 한시 중단하고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추가대책에 나서고 있다. 결국 분양을 앞둔 민간은 물론 공공아파트까지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까지 단행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낮아졌던 기준금리가 15개월만에 인상된 것이다.

이같은 조치에도 매수심리는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아파트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아닌,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해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시장에 매물이 확대되도록 유인해야만 부동산 가격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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