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 유명 DJ들은 음악 정체성 확고"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분석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일렉트로닉 음악 장르에서 명성이 높은 DJ일수록 일관되고 확고한 음악 정체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KAIST는 이원재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와 위형석 박사 연구팀이 일렉트로닉 음악 페스티벌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DJ들의 시장 성공을 위한 사회적 역할을 그들의 플레이리스트 분석을 통해 규명하고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과 같은 신흥 장르의 음악 시장에서 DJ들은 사회적 명성을 그들의 작품 품질을 보장하는 효과적으로 수단으로 보고 음악 정체성과 아티스트 집단 내 사회적 위치가 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두가지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전세계 각지에서 개최한 9개의 페스터벌에서 공연했던 815명의 DJ들이 활용한 3164개의 플레이리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DJ들간 일종의 인용 관계로 분석해 다른 DJ들로부터 인용횟수가 많은 DJ를 사회적 명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했다. 

이와 함께 이들이 해당 기간 발매한 음원들의 장르나 BPM(Beats per minute), 키 스케일 데이터를 분석해 음악 정체성과 연관성을 분석했다. 

DJ들 간의 총 인용 네트워크(Total Citation Network). 각 노드(동그라미)는 DJ이며, 자신의 곡이 많이 인용될수록 노드의 크기가 크다. DJ들 간의 인용 관계는 엣지(선)로 표현됐다. 관계의 강도(인용 횟수)는 선의 굵기로 표현됐다. 다양한 DJ들에게 빈번하게 인용이 될수록 그림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유사한 음악 스타일에 따라 총 6개의 그룹이 발견됐다. KAIST 제공.

DJ들이 발매한 음원 데이터 분석 결과 명성이 높은 스타 DJ일수록 일관되고 확고한 음악 정체성을 표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스타일과 장르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음악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가치 기준을 정하는 게 사회적 명성을 얻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또 유명 DJ들은 다른 집단을 연결하는 동시에 한 집단의 응집력이 높은 위치에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새로운 기회와 자원의 유입을 컨트롤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상이 EDM DJ들 사이의 ‘리믹스(Remix)’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으로 다양한 트랙을 결합해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는 방식이 DJ들의 예술적 창의성을 보여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스타DJ들은 자신의 리믹스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장르에서 명성 높은 DJ이 음악을 선택해 새롭게 재해석함으로써 자신이 속한 장르 집단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크로스오버 형태의 협업을 진행하는 선구자적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다. 

이원재 교수는 “음악의 인용과 추천이라는 방식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DJ와 같은 차세대 아티스트들의 플레이리스트 분석을 통해 집단 내 사회적 관계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