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 의자..네가 왜 거기서 나와" 제주 한라산 '묵은 쓰레기 찾기' 돌입
[경향신문]
제주도가 한라산국립공원 내 ‘묵은’ 쓰레기 찾기에 나섰다.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 내 생태계 보호를 위해 쓰레기 무단 매립 의심 지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는 이달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이뤄진다. 11명의 인력이 투입돼 과거 표고 재배지와 숯가마터 등 장기간 사람이 체류했던 장소를 중심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과거 1970~80년대 한라산국립공원과 인접지 등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거나 양봉, 벌채, 숯을 굽던 사람들이 숙박을 하면서 발생한 쓰레기를 땅에 묻거나 그대로 방치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한라산에서는 국립공원 지정 후에도 상당 기간 표고버섯 재배와 벌채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달에는 국립공원 내에 있는 물장오리 출입 통제소 남쪽 1.5km 지점에서 술병과 비닐, 플라스틱 의자, 바구니 등 오래된 쓰레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지난 4월에는 한라산국립공원 성판악 탐방안내소에서 100여m 떨어진 도로변에서 1970년대에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 더미가 나왔다.
제주도는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쓰레기를 발견하면 최대한 자체 인력으로 처리하고, 양이 많을 경우 내년도 사업 예산에 반영해 수습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도민들의 자발적 신고도 받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내 쓰레기가 무단으로 매립된 장소를 아는 도민과 관광객은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로 신고하면 된다.
김근용 제주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쓰레기는 썩는데 몇십년에서 몇백년이 걸리며 토양이나 동·식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청정 한라산을 위해 ‘쓰레기 되가져 오기’ 등 환경 보호 활동에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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