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팩 2만개 재사용 이끈 '장흥 항꾸네'

안관옥 2021. 9. 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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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아이스팩 재사용이 한해 만에 일상생활 속 환경운동으로 자리잡았다.

시민단체 10곳으로 꾸려진 '더 나은 내일을 여는 장흥 항꾸네('다 함께'라는 전라도말)'는 11일 오전 10시 장흥읍 원도리 코아루아파트 앞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아이스팩-편백도마 교환행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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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줄이려 동네 돌며 수거
상인들에 나눠줘.."주민운동 성과"
장흥군도 지난달부터 직접 참여
장흥군 시민단체 회원들이 읍내 수거함 20곳에서 수거한 아이스팩을 세척하고 있다. 장흥 항꾸네 제공

전남 장흥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아이스팩 재사용이 한해 만에 일상생활 속 환경운동으로 자리잡았다.

시민단체 10곳으로 꾸려진 ‘더 나은 내일을 여는 장흥 항꾸네(‘다 함께’라는 전라도말)’는 11일 오전 10시 장흥읍 원도리 코아루아파트 앞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아이스팩-편백도마 교환행사’를 연다. 이어 16일 장흥고·정남진산업고 앞에서도 같은 행사를 진행한다. 아이스팩을 가지고 온 이들에게 ‘슬기로운 기후생활’이라고 쓰인 편백나무 도마 900개와 대나무 칫솔 800개를 나눠주는 행사다.

장흥 항꾸네는 탐진강 중류에 집중호우가 자주 쏟아져 피해가 잇따르는 등 기후위기를 피부로 실감하게 되자 이 운동을 시작했다. 우선 장흥읍의 아파트 15곳과 월평마을 1곳에 아이스팩 수거함 20개를 설치하고 토요일마다 수거에 나섰다. 시민단체에서 돌아가며 주당 평균 400~500개를 수거해 2시간 동안 씻어 말린 뒤 전통시장 상인회에 전달해 왔다. 이렇게 재사용한 아이스팩이 한해 2만여개에 이른다. 위상목 장흥토요시장상인회장은 “수산물 식료품 점포들이 엄청 좋아한다”며 “하루 10개를 쓰는 점포는 1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형대 진보당 장흥군위원장은 “일회적으로 끝내지 않고 생활 속에서 계속 실천하려 한다”며 “읍내 주민운동이 효과를 거두자 장흥군도 지난달부터 9개 읍·면에서 이를 거들고 나섰다”고 말했다.

장흥의 사례가 알려지자 전북 익산, 전남 화순 등 다른 시·군 7곳에서도 주체와 수거, 활용 등을 배워 뒤따르고 있다.

아이스팩은 코로나19 사태로 택배물량이 늘며 사용량이 폭증했지만 소각처리가 불가능하고 자연분해에 500년이 걸리는 등 토양·해양오염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아이스팩에 쓰이는 고흡수성 폴리머(Super Absorbent Polymer)는 뛰어난 흡열반응으로 냉장효과가 얼음의 5배 이상 지속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아이스팩 중 15%는 뜯긴 상태로 하수구에 버려지고, 이 물질은 자신의 무게보다 수십배 많은 수분을 머금은 채 젤리 상태로 존재하며 오염을 유발한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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