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 2018~2019년 KPI에 고자산가 영업 독려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사모펀드 사태가 터지기 이전인 2018~2019년에 프라이빗뱅킹(PB) 고객 등 자산가를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인사평가에 사용되는 핵심성과지표(KPI)에 고자산가 고객 지표와 펀드 및 신탁 부문 배점을 신설해 자산가를 대상으로 영업을 독려해온 것이다.
9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2018년~2019년까지 KPI지표에 자산가고객을 대상으로 배점을 부여해왔다.
◆ 우리은행·신한은행 2018~2019년도 자산가고객 영업 확대
우리은행은 2018년도 상반기 영업점 KPI에 '신규·활동·준자산고객'에 대한 130점을 신설했다. 여기에 펀드 및 방카슈랑스 등의 '비이자이익' 부문을 기존 100점에서 120점으로 확대했으며 별도로 펀드·신탁 등 '자산관리상품' 20점을 부여했다.
비이자이익은 은행권의 영업 이익에서 이자 이익을 제외한 것으로 신용카드·신탁·펀드·은행연계보험(방카슈랑스)·외환 등의 수수료와 주식·채권·부동산 등 투자로 얻어 낸 수익 등이 포함된다. 비이자이익 점수가 있음에도 펀드 지표를 따로 개설해 적극적 펀드 판매가 이뤄질 수밖에 없던 구조였다.
앞서 2019년 10월 1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판매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중간 검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당시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DLF 사태가 확산된 원인 중 하나로 두 은행의 KPI 내 비이자이익 확대를 꼽은 바 있다.
실제 사모펀드 사태의 도화선이 됐던 DLF 또한 2017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2015년부터 최근 5년간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액은 25조5천억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2018년 하반기에는 '활동·프라이빗뱅킹(PB)·자산가고객' 부문 배점이 70점으로 줄었지만 '자산관리상품' 부분은 30점으로 늘어났고 비이자이익 부문도 110점으로 여전히 높았다.
2019년에는 PB·자산가고객 점수를 20점으로 줄이고 '자산관리상품' 배점은 35점을 유지했으며 비이자이익 부문도 100점을 부여했다.
지난해 들어서는 DLF펀드와 라임 사태 등을 거치며 KPI를 고객 중심으로 대폭 개선했으며 분쟁조정을 통해 배상을 마친 상태다. 지난해 상반기 KPI부터는 ▲불완전판매 모니터링(30점) ▲미스터리쇼핑(20점) ▲고객기반(120점) 등 상품판매사후관리 부문을 신설하고 항목은 11개로 대폭 줄여 영업점의 부담을 줄였다. 2019년 24개 대비 확 줄어든 수치다.
◆ "해당 시기는 은행권 전체적으로 판매지표 높아"
신한은행의 경우 2018년도 PWM(개인자산관리)센터 KPI 지표부터 '고자산 및 순신규고객' 부문에 9점을 신설해 고자산가 유치를 독려했다. 같은 시기 '통합비이자수수료' 부문은 6%였으며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별도로 펀드 부문에 4점이 존재했다. 신한은행 PWM의 경우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한 공간에 있는 복합지점이다.
이어 신한은행은 2019년도 들어 해당 부문 배점을 확대해 적극적 영업 확대에 나섰다. 2019년도 '고자산 및 순신규고객' 부문 배점을 10점으로 늘리고 '통합비이자수수료' 부문은 10점으로, 펀드는 6점으로 확대했다.
해당 시기 PWM센터를 중심으로 펀드 판매가 집중 이뤄지는 구조였단 지적이다.
실제 신한은행에서 환매 중단된 '라임 CI' 펀드의 경우도 2019년 4월부터 8월 사이 2천700억원 규모로 판매가 이뤄졌으며 아름드리펀드의 경우도 같은해 6월 판매가 이뤄졌다. '라임 CI' 펀드의 경우 지난 4월 분쟁조정안 수락을 통해 배상을 마친 상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는 비이자이익 지표와 펀드 및 신탁 부문은 폐지했지만 '고자산 및 순신규고객' 부문은 거꾸로 15%로 대폭 늘렸다.
다만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같이성장 평가제도'를 도입해 KPI를 고객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같이성장 평가제도'는 영업전략을 수립부터 성과 달성하는 과정을 관찰, 기록, 코칭을 통해 정성평가하는 시스템으로, 상품 판매 수수료가 아닌 고객 자산의 수익률을 KPI에 적용하는 등 고객 중심의 평가제도다.
은행권에선 해당 시기에는 두 은행 뿐만 아니라 은행권 전체적으로 판매에 대한 KPI 지표가 높아진 경향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2018년, 2019년도 무렵에는 특히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 비이자이익 및 이자수익 지표가 전체적으로 높았다"며 "해당 은행들도 이 같은 분위기상 적극적 영업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재밌는 아이뉴스TV 영상보기▶아이뉴스24 바로가기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말엔 운동] "'이 운동' 시키면 똘똘한 아이 될 가능성↑"
- [오늘의 운세] 12월 22일, 이 띠는 맑은 하늘처럼 하루의 기운이 왕성합니다!
- 조진웅, '尹 탄핵 집회'서 소신 발언…"비상계엄은 극악무도·패악질"
- "서울 공원서 비둘기 먹이 주지 마세요"…과태료 최대 100만 원
- 1151회 로또 당첨번호 '2·3·9·15·27·29'…보너스 '8'
- 어묵 국물도 따로 돈 받네…"1컵당 100원·포장은 500원"
- "순간 눈을 의심"…왕복 4차선 한복판에 주차된 킥보드
- "'오징어 게임'에 아주 질렸다"…황동혁 감독 美인터뷰서 깜짝 발언
- '尹 멘토' 신평 "대통령 선한 성품…돌아오면 훌륭한 지도자 될 것"
- '내란공범' 현수막 허용한 선관위…'이재명 안돼'는 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