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처녀작, 효자종목..여성차별 단어 10개"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윤승훈 PD, 이윤상 아나운서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원문정 주무관 (창원시청 여성가족과)
◇김효영> 9월 첫 주는 여성주간입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에 성차별적인 단어들이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어떤 단어들이 있는지 알아보고요. 창원시가 시작한 성차별 언어찾기 캠페인에 대해서도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창원시청 여성가족과의 원문정 주문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원문정> 네. 안녕하세요. 창원시 여성가족과에서 근무하는 원문정이라고 합니다.
◇김효영> 먼저 성차별 언어찾기 캠페인부터 소개하시죠.
◆원문정> 9월 24일까지 성평등 언어 인식조사와 성차별 언어찾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성차별 언어들, 10개 단어 중에 시민들이 얼마나 많이 인지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홈페이지를 통해서 참여가 가능하고요. 추첨을 통해서 100명에게 누비자 5천 원권을 지급할 예정이고요. 또 성차별 언어찾기 캠페인은 생활 속에서 저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성차별 언어에 대해서 찾고 인증샷을 게시하면 이것도 상품을 지급해드리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성차별 언어를 인증샷으로 올리는 겁니까?
◆원문정> 휴대폰으로 인증샷을 찍고 게시를 하면.
◇김효영> 예를 들면 버스정류장 광고판에 성차별적인 단어가 쓰여져 있으면 그걸 찍어서 보내면 된다?
◆원문정> 네.
◇김효영> 오늘 10가지 단어를 꼽아오셨는데, '유모차'가 있어요. 왜 성차별적인 단어가 되죠?
◆원문정> 유모차라는 단어의 모가 어미 모 자 한자를 의미하는데 자녀돌봄에 대해서 요즘은 특히나 여성과 남성이 함께 아동, 아이를 돌보는 인식도 되고 있지만 단어는 아직 이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녀돌봄에 대해서 꼭 엄마가 아이를 태워서 끌고 가야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모차가 아니라 아동을 대상으로 유아차로 변경해서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의미로 단어를 바꾸어보자는 의미로.
◇김효영> 요즘 유모차 미는 사람은 주로 아빠던데.
◆원문정> 그래서, 유모차가 아닌 '유아차'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김효영> 또 다른건요?
◆원문정> 네. 보통 남성 분들이 우리 집사람이, 우리 안사람이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그것도 집사람이라는 단어도 남성은 집 밖에서 일하고 여성은 집 안에서 일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단어이기 때문에 이런 단어도 지양하고 배우자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김효영> 알겠습니다. 집사람, 안사람, 또 바깥양반. 이렇게 쓰지 말고 통칭해서 배우자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원문정> 네. 맞습니다.
◇김효영> 또 어떤 게 있을까요?
◆원문정> '처녀작'이라고 과거에는 많이 불렀었는데.
◇김효영> 데뷔작품.
◆원문정> 네. 데뷔작을 처녀작이라고 불렀는데, 처음하는 일이나 행동에 대해서 처녀라는 말 대신 말 그대로 첫 작품. 이런 식으로 첫 이라는 접두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효영> 요즘 대선을 맞아서 각 캠프에서 저출산문제 대책을 내놓으면서 '저출산'이라는 단어 대신 저출생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더라고요.
◆원문정> 맞습니다. 사실 저출산이라는 용어는 저희 행정에서도 굉장히 많이 사용을 하고 있는 단어인데 출산률 감소와 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잘못 오인될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아동이, 아이가 적게 태어난다는 의미의 저출생, 날 생 자를 붙여서 저출생으로 바꾸어불러보는 것이 낫습니다. 저출산에 대한 책임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해결해나가야될 숙제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 문제가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생으로 바꾸는 게 낫다고 봅니다.
◇김효영> 또 뭐가 있습니까?
◆원문정>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많이 되었던 것이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문제거든요. 이런 몰래카메라도 몰래 카메라를 촬영한다는 의미로 좀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단어인데 이것을 명백하게 범죄라고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불법촬영. 이렇게 바꾸어부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김효영> 그리고요?
◆원문정> 그리고 곧 추석도 다가오는데 보통 저희가 가족끼리 만나면 서방님, 도련님, 아가씨. 이렇게 많이 호칭을 합니다. 그런 것도 계급이 있던 사회에서 상전을 부르는 호칭으로, 누구누구씨, 누구누구님. 이렇게 바꾸어부르는 것이 어떨까.
◇김효영> 이름을 붙여서?
◆원문정> 네.
◇김효영> 이거 쉽지 않겠는데요. 하하. 어르신들이 좀 안좋게 보시지 않을까 싶은데. 어쨋든 알겠습니다. 다음에는요?
◆원문정> 다음은 '낙태'라는 단어를 여성이 임신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선택한다는 의미에서 임신중단. 낙태는 태아가 어머니 자궁에서 떨어진다는 의미가 있는데 이것을 여성이 임신과정에서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의 임신중단이라는 의미로 바꾸어보는게 어떨까 생각을 해봅니다.
◇김효영> 임신중절도 괜찮은 거죠?
◆원문정> 네. 임신중단, 중절 다 괜찮습니다.
◇김효영> 그리고 또 어떤 게 있습니까?
◆원문정> 보통 기업에서 상품들을 홍보하거나 매출이 높은 상품에 대해서 효자상품이라고 많이 쓰잖아요?
◇김효영> 언론에서도 많이 씁니다.
◆원문정> 효자라는 말이 아들 자 이기 때문에 그렇게 비교하기 보다는 인기상품.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최근에 올림픽이 있었잖아요. 그 올림픽 기사도 보면 효자종목. 이런 말이 되게 많아요.
◇김효영> 양궁 같은 경우.
◆원문정> 네.
◇김효영> 또요. 두 가지 정도 남았는데.
◆원문정> 과거에 많이 쓰던 단어 중에 학부형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학부형이라는 단어가 아비 부 자와 형 형 자를 의미하고 있는데 이 단어를 학생보호자, 또는 양육자로 바꾸어서 아버지와 형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가족형태를 포괄하는 단어로 사용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요즘은 학부모라는 단어를 많이 쓰지 않나요?
◆원문정> 네. 사실 학부모라는 단어도 요즘에는 애매한 게 요즘은 한 부모 가정도 있으시잖아요? 그래서 학부 일수도 있고 학모 일수도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학생보호자. 또는 양육자.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이 조금 더 성평등한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효영> 그렇군요. 그 생각까지는 미처 못했넨네요. 한 부모 가정도 많습니다.
◆원문정> 네. 저도 학부모라는 단어는 당연히 맞다고 생각했는데 성차별 언어에서도 좀 더 깊에 공부를 하다보니까 학부모라는 단어도 어떤 분께는 차별적인 단어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김효영> 그렇군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이군요.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남았죠?
◆원문정> 마지막으로 가장 많이 쓰는 단어라고 생각이 되는데 여직원, 여의사, 여군, 여경 등 직업을 나타낼 때 남자분들은 남 땡땡. 이렇게 붙이지 않는데 여자분들은 여 자를 붙이는 경우가 있어요.
◇김효영> 많이 하죠.
◆원문정> 네. 또 비슷한 단어로는 여자고등학교, 같은 경우도. 남자고등학교는 남자고등학교라고 하지 않거든요. 근데 꼭 여자고등학교는 여고를 붙이는 게 있어요. 그런 식으로 직업도 다양한, 남녀 모두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인데, 한 성별만 가질 수 있는 것처럼 표현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좀 지양해서 사용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그래도 오랫동안 쓰여져 온 단어를 힘들게 바꿀 필요가 있나?라는 말씀을 하신다면 뭐라고 답변하시겠습니까?
◆원문정> 언어가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 과거에는 남성중심, 가부장적인 사회였다면 지금은 남녀모두가 평등하고 다같이 행복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시대 흐름에 맞게 단어도, 언어도 바꾸어서 사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바뀌어가고 있으니까 같이 우리 좋은 사회를 위해서 같이 사용해보는 게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효영> 그래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원문정> 네. 감사합니다.
CBS 시사포커스경남 obs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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