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아니야, 나 진짜 무서웠어"..'성범죄 피해' 오창 여중생 메시지 공개
[경향신문]
친구에게 보낸 SNS메시지서 심경 토로
유족들 “철저히 수사를” 자료 제출 계획
“소름돋아, 꿈이야?” 지난 5월 친구의 의붓아버지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충북 청주의 여중생 A양은 피해 직후 다른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A양의 유족들은 9일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양이 성범죄 피해 당일 다른 친구와 나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A양은 친구 B양의 집에서 의붓아버지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한 직후 “나 진짜 무서웠어, 꿈 아니야 생생했다”며 다른 친구에게 SNS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이곳에서 나가고 싶은데 밖에 아저씨가 있다. 빨리 와달라”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B양은 의붓아버지가 성범죄를 저지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A양에게 연락해 “우리집에 놀러오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때마다 A양은 당시 상황이 떠올라 괴롭다고 친구에게 토로하기도 했다.
유족 측은 “A양은 충격을 잊고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더딘 수사와 또 다른 피해자인 친구 B양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해 결국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전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부탁드린다”며 “만약 진실을 알아내지 못한다면 그 이유와 책임이 친족 성폭행임에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계속 동거하게 한 국가와 사회에 있으니 즉시 아동 관련법과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유족 측은 오는 13일 이 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들은 전국민을 상대로 인터넷(https://blog.naver.com/fnx0700/222492804418)을 통해 ‘오창 여중생 재판 및 입법 100만 탄원서’ 참여운동도 진행한다.
A양은 지난 5월12일 친구 B양과 청주시 오창읍의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들은 성범죄 피해 등으로 경찰조사를 받던 상태였다. 가해자는 지목된 사람은 B양의 의붓아버지인 C씨로, 지난 5월25일 구속됐다.
지난 7월23일 비공개로 진행된 첫 공판에서 C씨는 자신의 집에서 딸과 친구에게 술을 먹인 혐의(아동학대)는 인정했지만, 성범죄에 대해선 모두 부인했다. A양의 부모는 지난달 22일 이 곳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양의 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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