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ETRI 공동연구팀, '베타선기반 양자난수발생기 핵심 칩' 개발

대전=허재구 기자 2021. 9. 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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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진성난수를 고속으로 제공하는'소형 양자난수발생기 핵심 칩'개발에 성공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김종범 박사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경환 박사 공동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니켈-63 베타선으로부터 난수를 생성하는 핵심회로를 집적화해 작은 칩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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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고 빨라.. IoT용 암호보안시스템에 해킹 불가능한 진성난수 공급으로 완벽 보안 가능
한국원자역연구원 김종범 박사가 베타선 신호의 무작위성을 이용해 난수를 생성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불규칙한 임의의 숫자를 의미하는 난수(Random number)는 모든 암호보안시스템의 핵심 요소다. 난수의 무작위성이 시스템의 보안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난수발생기는 현재 컴퓨터, 이동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를 암호화 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별도의 물리적 장치 없이 알고리즘으로 생성할 수 있는 유사난수가 활용된다. 하지만 유사난수는 해킹기술발전으로 난수생성 알고리즘이 해독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때문에 보안성을 높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진성난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진성난수를 고속으로 제공하는'소형 양자난수발생기 핵심 칩'개발에 성공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김종범 박사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경환 박사 공동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니켈-63 베타선으로부터 난수를 생성하는 핵심회로를 집적화해 작은 칩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난수발생기는 방사성동위원소 니켈-63에서 나오는 베타선 신호의 간격을 이용해 난수를 생성한다. 베타선 신호는 무작위로 발생하기 때문에 통계학적으로 완벽하게 분산된 숫자, 즉 다음 숫자를 절대 예측할 수 없는 완벽한 난수를 만들 수 있다.

이렇듯 방사성동위원소가 붕괴하며 나오는 방사선이나 단일 광자의 양자역학적 물리현상에서 무작위 신호를 추출해 얻은 난수를 양자 진성난수라 한다. 단일 광자를 이용한 무작위 신호 추출은 온도와 전원상태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로부터 추출하는 신호는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아 가장 이상적인 난수를 생성한다.

특히 베타선은 에너지가 작아 방사선 검출 센서에 영향을 주지 않고 끊임없이 사용할 수 있어 난수를 고속으로 생성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소형화한 검출 센서와 신호 처리 칩이 개발되지 않아 실용화가 불가능했다.

공동연구팀은 베타선원 박막 제조기술과 저잡음 CMOS(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 기술을 적용, 베타 양자난수발생기 핵심회로를 집적화해 칩에 넣을 수 있는 수준으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베타선원 박막 제조기술은 아주 작은 양의 니켈-63을 코팅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베타선은 난수발생기 내부 검출 센서에만 전달되며, 칩 외부로는 나가지 않는다.

에너지가 작은 베타선의 신호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신호 추출을 방해하는 반도체 자체의 잡음(노이즈)을 줄여야 하는데, 공동연구진은 이 저잡음 CMOS 기술을 활용해 난수 생성에 필요한 신호 처리 회로를 집적화하고 크기를 줄임과 동시에 노이즈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초로 베타 양자난수발생기를 1.5㎜ 크기 칩으로 소형화한 것으로 실용화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공동연구팀은 앞으로 베타 양자난수발생기 칩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소형 IoT용 암호통신 시장 진출을 위해 기술 실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암호시장은 유사난수 기반 체계에서 진성난수 기반 체계로 바뀌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암호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10조 원(국내 1500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는데, 베타 양자난수발생기는 유사난수 기반의 암호통신 시장을 통째로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특히 사물인터넷( IoT)에 적용할 경우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민간 및 군용 IoT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베타선 양자난수 생성 기술은 원자력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보유한 핵심기술이 융합된 기술로 원자력 기술과 ICT 기술이 접목돼 새로운 융합연구 분야를 창출한 좋은 사례" 라며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모든 종류의 컴퓨터, 보안시스템, 프로세서, IoT 모듈에 탑재가 가능한 진성난수발생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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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허재구 기자 hery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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