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없다" 180도 끓는 기름통에 호떡 던진 손님..경찰, 상해죄 적용

윤용민, 이성덕 2021. 9. 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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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을 잘라 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끓는 기름에 호떡을 던져 가게 주인에게 화상을 입힌 남성에 대해 경찰이 조사 결과 고의가 없다는 판단 아래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일 오후 2시 45분께 대구시 북구 동천로에 위치한 한 호떡 가게에서 호떡을 기름통에 던져 주인에게 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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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강북경찰서는 펄펄 끓는 기름통에 호떡을 던져 주인을 다치게 한 혐의로 60대 남성 A 씨에 대해 상해죄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사진은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KBS 화면 /KBS 뉴스 캡처

대구 강북경찰서 단순 상해 혐의 적용, 불구속 입건...피해 주인, 화상치료로 영업 중단

[더팩트ㅣ윤용민 기자·대구=이성덕 기자] 호떡을 잘라 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끓는 기름에 호떡을 던져 가게 주인에게 화상을 입힌 남성에 대해 경찰이 조사 결과 고의가 없다는 판단 아래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강북경찰서는 상해 혐의로 6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피의자 A 씨는 "기름통에 던지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일 오후 2시 45분께 대구시 북구 동천로에 위치한 한 호떡 가게에서 호떡을 기름통에 던져 주인에게 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당시 가게를 방문한 A 씨가 호떡 두 개를 주문한 뒤 "일행과 나누어 먹겠다"며 잘라줄 것을 요구하자, 주인은 "호떡을 잘라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가게 내부와 메뉴판에 '커팅 불가'라는 안내 메시지가 적혀 있다면서 거절했다.

이후 A 씨가 테이블에 놓인 가위를 발견하고선 재차 잘라 달라고 요구했지만 주인은 또 한번 거절했다. 그 가위가 음식용이 아니라 테이프 등을 자르는 데 쓰는 가위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화가 난 A 씨는 욕설을 하며 호떡을 기름통 안으로 던져 버린 뒤 가게를 떠났다. 이로 인해 펄펄 끓는 기름통 앞에 있던 주인은 오른쪽 손등과 가슴, 어깨 등에 2~3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기름 온도는 180도 이상이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너무 화가 나 호떡을 던졌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고의가 아니다"며 "주인에게도 미안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주인과의 합의 여부와 관련 없이 형사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에 해당하지만 상해죄는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주인은 사건 발생 당일부터 이날까지 닷새 동안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그는 가게 계정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른팔 화상으로 부득이하게 쉬게 되었다"며 "휴무 기간은 이후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에게 특수상해 혐의나 업무방해죄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호떡을 위험한 물건으로 보기 어렵고 또 미필적 고의도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단순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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