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도 너무 팔아"..외인들 네이버·카카오에서 '중국 악몽' 봤다
금융 규제로 인한 외국인의 변심에 국내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가 고전하고 있다. 중국발 이슈로 규제에 민감해진 외국인들이 매도 폭탄을 던지면서 그간 사랑을 받아온 NAVER, 카카오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과도한 우려라며 플랫폼 기업의 성장성이라는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9일 오전 11시 52분 현재 카카오는 전일 대비 8500원(6.14%) 내린 1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NAVER는 9000원(2.20%) 내린 40만500원을 기록 중이다.
금융당국의 금융 플랫폼 규제 이슈가 불거지며 이틀 연속 약세다. 전날 카카오는 10% 넘게 급락했고, NAVER도 8%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하루에만 두 회사 시가총액이 13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매도의 중심에는 외국인이 있다. 전날 카카오와 네이버는 나란히 외인 순매도 1·2위를 기록했다. 외인은 카카오 4357억원, 네이버는 22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도 오전 11시 10 기준 카카오 420억원, 네이버 22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그간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았던 대표 종목으로 꼽혔다. 지난달만 보더라도 두 종목은 각각 외인 순매수 3위, 5위였다. 전통 산업이 아닌 플랫폼 기업의 성장성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경우는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 상장이 순항한 점도 호재가 됐다.
그러나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은 규제 이슈에 '매도 폭탄'을 던졌다. 증권가에서는 외인의 플랫폼 기업 대량 매도의 배경을 두고 중국 빅테크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김창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빅테크 기업이 당국의 규제로 인해 급락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규제 이슈에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주가가 조정 없이 최고가 부근에 있었기 때문에 차익 실현 욕구도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함께 잘 살자'는 뜻의 '공동부유'를 앞세우며 경제·사회 전 분야에 걸쳐 고강도 규제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알리바바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상장 전격 취소를 시작으로 중국 당국은 반독점, 반(反)부정경쟁, 금융 안정, 개인정보 보호, 국가 안보 등 다양한 명분을 앞세워 빅테크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알리바바·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 주가는 올해 들어 20% 넘게 하락했다. 국내 금융 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중국의 행보와 겹쳐 보이면서 우려를 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산업 규제는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 꾸준히 나왔고 네이버의 경우에는 지난 10년간 계속 규제를 받아왔다"며 "규제 관련 구체적인 이행 사항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이같은 주가 하락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규제 이슈가 단기적으로는 악재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성장성이 우선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규제 강화 논의는 단기적으로 규제 관련 불확실성을 높여 기업가치에 부정적일 수 있으나 빅테크 기업의 매출 성장성과 영업 레버리지 강화 추세를 막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 규제는 디지털세·개인정보 활용 금지·인수합병 제한·부당행위 과징금·구조적 분할 등으로 구체화되어 논의되고 있다"며 "(그러나) 알파벳·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연초 대비 30~60% 상승하며 IT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장에 따른 재평가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일각에서는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차가 위험하다고 소리꾼을 채용하도록 하는 규제가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로 나온다"며 "결국 큰 흐름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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