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고래상어의 날' 아시나요?

2021. 9. 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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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보면 무슨 무슨 날이 참 많다.

지난 8월 30일은 '국제 고래상어의 날'이었다.

이날은 멸종위기에 놓인 고래상어가 바다에서 얼마나 중요한 동물인지 알리기 위해 2012년 시작됐다.

고래상어는 친척 뻘인 다른 상어나 가오리 종류와 달리, 한배에 새끼가 많지 않고 번식이 가능할 때까지 자라는 시간이 25년 정도로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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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보면 무슨 무슨 날이 참 많다. 일 년 내내 매일이 기념일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듯싶다. 추석·설날 등 명절, 삼일절·광복절 같은 국가기념일, 부처님 오신 날·크리스마스 등 종교기념일,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기념일 등이 달력을 빼곡하게 채운다. 환경과 관련해서는 습지의 날, 물의 날, 지구의 날, 바다의 날, 산의 날 등이 있다.

그런데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날도 있다. 지난 8월 30일은 ‘국제 고래상어의 날’이었다. 이날은 멸종위기에 놓인 고래상어가 바다에서 얼마나 중요한 동물인지 알리기 위해 2012년 시작됐다.

고래상어는 이름만 보고는 고래인지, 상어인지 헷갈린다. 고래상어는 이름에 고래가 들어 있지만 해양포유류가 아니라 어류인 상어 종류다. 족보를 따져보면 동물분류학상 연골어강 수염상어목 고래상어과에 속한다. 고래상어는 물고기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크다. 몸길이는 무려 12m가 넘어 대형 버스만 하다. 그러나 태어날 때는 고작 40㎝ 정도다. 다 자라면 몸무게가 20t이 넘는 거구다. 그래서 이름에 고래가 들어갔다. 수명은 사람과 비슷해서 자연 상태에서 70년 정도 사는 거로 알려져 있다. 수명을 다 채운다면 최장 150년까지 산다고 한다.

상어 하면 우리는 흔히 포악한 성질을 떠올리지만, 고래상어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고래상어는 여느 상어와 달리 온순하며 위협적이지 않다. 그래서 다이버들은 같이 헤엄치면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덩치가 크고 온순해서 ‘거대한 바다의 신사’란 별명을 갖고 있다.

이렇게 점잖고 우아한 고래상어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간에 의해 죽음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사람들은 지느러미, 고기, 기름을 얻기 위해 고래상어를 무분별하게 남획하고 있다. 주로 따뜻하고 얕은 바다에서 천천히 헤엄치기 때문에 쉽게 잡힌다. 어부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죽기도 한다. 인간이 오염시킨 바다 환경으로 말미암아 고래상어는 시름시름 앓고 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오염도 고래상어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장에 소화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쌓이면 먹이를 먹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느릿느릿 헤엄치는 고래상어가 빠르게 달리는 배에 충돌하거나 스크루에 다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자연보전연맹은 고래상어를 멸종위기종으로 평가했다.

고래상어는 친척 뻘인 다른 상어나 가오리 종류와 달리, 한배에 새끼가 많지 않고 번식이 가능할 때까지 자라는 시간이 25년 정도로 길다. 그래서 일단 멸종위기에 처하면 숫자가 회복되기 어렵다. 고래상어는 개체 수가 많지 않은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고래상어가 사는 해양 환경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고래상어를 가지고 만든 상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래상어는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살아서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간 요즘 우리나라 제주도 인근 바다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다. 고래상어 등은 회색빛 도는 푸른색이며, 배는 흰색이다. 등에는 많은 점과 줄무늬가 있다. 등에 있는 흰 점들이 마치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보인다. 별처럼 생긴 무늬, 커다란 입, 그 양쪽에 앙증맞은 두 눈 등 귀여운 모습 때문에 고래상어 캐릭터는 인기가 있다. 만화 영화 ‘도리를 찾아서’에 등장하면서 인기를 누렸다. 이 멋진 해양생물이 우리와 함께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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