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외면한 마블의 첫 아시안 히어로, 美 극장가 살렸다

박수현 기자 2021. 9. 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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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극장체인 AMC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일 개봉한 마블의 첫 아시안 히어로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 덕분에 활짝 웃고 있다.

'샹치' 흥행에 힘입어 AMC가 운영하는 극장을 찾은 미국 영화 관람객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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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극장체인 AMC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일 개봉한 마블의 첫 아시안 히어로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 덕분에 활짝 웃고 있다. ‘샹치’ 흥행에 힘입어 AMC가 운영하는 극장을 찾은 미국 영화 관람객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마블의 첫 아시안 히어로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IMAX 개봉 포스터. /마블스튜디오

8일(현지 시각)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AMC는 이날 “지난 2~5일 노동절 연휴 기간에 자사 상영관을 찾은 관람객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동원한 관객 수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애덤 에런 AMC 최고경영자(CEO)는 “역대 노동절 연휴 기간 중 최다 관객 동원”이라고 했다.

CNBC는 ‘샹치’가 노동절 연휴 나흘 동안 박스오피스 9000만달러(약 1050억원)을 돌파하면서 AMC의 관객 수 기록을 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샹치’는 마블이 처음으로 시무 리우, 량차오웨이(양조위), 량쯔충(양자경) 등 아시아계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다. 세계 정복을 꾀하는 비밀 조직 ‘텐 링즈’에서 암살자로 훈련받던 주인공 샹치가 조직의 수장인 아버지와 정면 대결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원작 만화 시리즈 ‘마스터 오브 쿵푸’. /마블코믹스

한편 주인공 샹치가 수련하는 쿵푸의 본고장이면서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이 영화가 상영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와 관련해 이날 “중국 정부는 현재 어떠한 공식 설명도 내놓고 있지 않지만, 현지 업계에서는 당국이 원작 만화 속 악당 푸만주의 인종차별적 묘사를 문제삼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18년 12월 기사에서 자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소룡을 닮은’ 푸만주가 서구 사회의 황화(Yellow Peril)를 대변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황화는 청일전쟁 말기인 1895년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주창한 황색 인종 억압론이다. 미국에서는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이를 바탕으로 배일운동(排日運動)이 일었고, 호주에서는 백호주의(白濠主義)가 주장됐다.

뉴스위크는 “마블은 이에 영화에서 푸만주를 아예 들어내는 등 이야기 구성을 대대적으로 수정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로 만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는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마블의 또다른 히어로 영화 ‘이터널스’도 상영 금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이터널스’의 감독 클로이 자오가 올 초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했을 당시 관련 기사를 전면 차단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주요 외신들은 자오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을 ‘도처에 거짓말이 널려있는 곳’이라고 비난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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