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중공군 미화 논란 '1953 금성대전투' 국내상영 철회..수입사 사과
6·25전쟁을 북한과 중국 관점으로 묘사한 중국 공산당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원제: '금성천')'의 국내 유통이 결국 취소됐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8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953 금성 대전투'에 대해 언급하며 "제작한 곳에서 (등급 분류 신청을) 포기하고 철회해 (국내) 상영이 안 된다"고 알렸다.
'1953 금성대전투'는 6·25 전쟁 막바지인 1953년 7월 강원도 화천군 북쪽에서 국군과 중공군이 충돌했던 금성 전투를 배경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 전투에서 우리 국군은 중공군의 침략으로 1701명이 전사했고, 1만명이 넘는 실종자가 발생했지만, 영화는 중공군 입장에서 제작된 영화로 '중공군 미화·찬양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중국 개봉 당시에도 비난이 불거졌던 작품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이 반발했다. 영화업자는 제작 또는 수입한 영화에 대해 상영 전까지 영화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하는데, 영등위가 지난 달 30일 이 영화를 비디오물로 분류하고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을 부여하면서 사실상 국내 유통을 허가했다.
군 관련 시민단체은 "중공군 침략을 미화하는 조치다"고 지적했고, 정치권에서도 "중국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 70주년을 기념해 중국 관점에서 제작된 영화다"며 영등위를 비판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는 "상영 허가를 즉각 취소하라"며 "중공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정치 선전물을 보여주는 것은 자유 민주 체제의 가치를 뒤흔드는 반국가적 행위"고 강하게 주장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도 영화 상영 및 판매 금지 청구 소송과 함께 가처분 신청을 준비했다. 한변은 "금성 전투 참전 용사와 국군포로가족회 등을 대리해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 배급사를 상대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영화 상영금지 및 DVD 등 판매금지 청구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영등위는 "관련 제도와 규정에 따라 진행했다. 현행 영상물 등급분류 제도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도입됐으며, 영상의 소재 또는 내용 등을 이유로 해당 영상물의 등급분류를 보류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헌법에서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돼 현행 법률로 허용하지 아니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영등위에서는) 전체관람가, 12세이상관람가, 15세이상관람가, 청소년관람불가, 제한관람가 등 총 5개 등급으로만 분류토록 하고 있다"며 "상영허가(영상물 사전 심의제로 사료) 및 수입허가는 각각 1996년, 2005년에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이미 폐지됐다. 등급분류를 보류하는 제도 또한 2001년 위헌결정으로 폐지됐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수입사 위즈덤필름 측은 등급 분류 취하 신청을 냈다. 취하 신청은 별도의 절차 없이 받아들여지고 국내 영화 배급과 유통 모두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황희 장관도 "영등위는 등급 분류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선정성과 폭력성 등을 따져 비디오물에 대한 등급 분류를 한 것이다"며 "(영화 등급 분류를 신청한) 당사자가 부담스러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철회했다"고 전했다.
영화 수입사 위즈덤필름 이정연 대표도 묵묵부답 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당사에서 수입한 영화 '1953 금성 대전투'로 인해 국민 분들께 크나큰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재 해당 영화의 해외 저작권자와 판권 계약을 파기했고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도 국외 비디오 등급 심의가 취하됐다"고 적었다.
이어 "북한군 남침으로 벌어졌고 수백만 명 목숨을 앗아간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특히 적군의 영웅담을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해당 영화를 수입한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며 "한국 전쟁에서 목숨을 잃으신 순국용사를 포함해 모든 걸 다 바쳐 싸우신 참전용사분과 가족분들, 그리고 심려를 끼쳐 드린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재차 사죄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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