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의 영웅에서 K리그의 든든한 조력자로..박태하 기술위원장[SS인터뷰]

정다워 2021. 9.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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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도자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이 자리에서 일하면서 보고 배우는 게 정말 많다. 이렇게 즐겁고 행복할 수가 없다."

박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올해 K리그1, K리그2 경기를 거의 다 본 것 같다. 풀 경기를 못 보면 하이라이트라도 봤다. 축구를 이렇게 많이 본 시기가 있었나 싶다"라면서 "전술 공부가 많이 된다. 나중에 지도자 일을 다시 하게 된다면 참고할 만한 사례가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지도자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것"이라며 현재 업무에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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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하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이 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신문로=정다워기자] “다른 지도자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이 자리에서 일하면서 보고 배우는 게 정말 많다. 이렇게 즐겁고 행복할 수가 없다.”

박태하(53)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은 K리그 계에서 가장 바쁜 인물 중 한 명이다. 주말, 주중을 가리지 않고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을 찾는다. 경기가 끝나면 기술위원과 라운드 베스트11, MVP를 뽑는 작업을 한다. 일상적으로 K리그 유스팀 업무를 진행하고, 프로 구단의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 업무까지 지원한다. 박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종횡무진이다.

불과 2년 전까지 박 위원장은 지도자로 일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옌볜 감독으로 활약하고 지역의 영웅 대접을 받았다. 옌볜을 떠난 후에는 중국 여자대표팀 B팀을 맡기도 했다. 행정 업무는 처음이다. 박 위원장은 “어떤 일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일을 시작했는데 만족도가 정말 높다”라면서 “연맹에서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지 몰랐다. 선수, 지도자로 일할 때 몰랐던 것을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가 있다. 직접 문서도 작성하면서 연맹 직원과 교류하는 게 즐겁다. 전임이신 조영증 위원장께서 토대를 잘 닦아주신 덕분에 무탈하게 일하고 있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지도자에게도 이 일을 꼭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박 위원장은 기술적인 면에서 K리그 감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앞두고는 출전팀에 상대 분석 자료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의 전술 트렌드를 종합한 영상 자료를 제작해 사령탑들과 공유했다. 박 위원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다. 그는 “감독이 유럽 축구까지 꼼꼼하게 챙겨볼 여유가 없다. 연맹에서 자료를 만들어주면 볼 분은 시간을 내서 보고 참고하지 않겠느냐. 실제 좋은 반응을 내놓은 감독도 있다. K리그 팀이 모두 ACL 16강에 가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나도 지도자를 해봤기에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다. 후배 위원의 도움을 많이 받는데 그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안양종합운동장을 방문한 박태하 위원장. 제공 | 프로축구연맹
지도자 출신으로 위원장 업무는 공부가 되기도 한다. 각 팀의 특성을 파악하면서 전술의 흐름, 선수단 운영도 함께 고민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올해 K리그1, K리그2 경기를 거의 다 본 것 같다. 풀 경기를 못 보면 하이라이트라도 봤다. 축구를 이렇게 많이 본 시기가 있었나 싶다”라면서 “전술 공부가 많이 된다. 나중에 지도자 일을 다시 하게 된다면 참고할 만한 사례가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지도자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것”이라며 현재 업무에 만족해했다.

아직 50대 초중반인 그는 지도자로 한참 활동해야 할 시기다. 실제로 최근 K리그 한 구단으로부터 감독직 제안을 받기도 했다. 관련 질문을 받은 그는 “그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정중하게 말한 후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시즌이 끝난 후에 다른 제안이 온다면 고려해볼 수 있지만 그건 그때 일이다. 당장 위원장 일이 좋고 행복하다”라고 얘기했다.

물론 과거 옌볜에서 쌓은 노하우와 최근 기술위원장을 하며 느낀 것은 박 위원장의 지도자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 위원장도 이 사실을 외면하지는 않는다. 그는 “여전히 피가 끓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최근 젊은 지도자가 많다. 내 나이대보다 감독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시대의 요구에 따른 것이겠지만 단계를 밟고, 경험을 쌓은 베테랑 지도자도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현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열어놨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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