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의 '라면 재도전'.."안착은 했는데"

나원식 2021. 9.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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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비빔'이어 짜장까지..라인업 갖춰
'건면'고집은 한계..대중성 확보도 숙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풀무원식품이 라면시장 공략에 재도전한 지 1년 만에 제품 라인업을 완전히 갖췄다. 국물, 비빔라면에 이어 최근 짜장라면까지 출시하며 경쟁을 본격화할 채비를 마쳤다. 풀무원이 내놓은 제품들은 일단 '비건라면'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다만 유탕면 위주의 국내 라면시장에서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라면시장은 신제품이 인기를 이어가기 어려운 '보수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풀무원이 풀어야 할 숙제다. 풀무원은 향후 계속 제품군을 확장해 건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풀무원, 국물·비빔·짜장 3종 라인업

풀무원은 최근 '로스팅 짜장면' 2종을 출시했다. '로스팅 짜장면 파기름'과 '로스팅 짜장면 고추기름'이다. 풀무원의 독자적 기술인 '트리플 로스팅 공법'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양파와 파, 돼지고기 등의 원재료를 한 차례 볶고 춘장을 따로 볶은 후 이를 합쳐 다시 한번 볶았다. 여기에 파와 마늘, 고추 등 각종 채소를 볶아서 맛을 낸 풍미유로 감칠맛을 더했다.

김종남 풀무원 자맛 사업부 매니저는 "로스팅 짜장면은 짜장면의 진한 풍미를 즐길 수 있도록 기름과 면발까지 모두 차별화된 제품"이라며 "특히 건면은 유탕면보다 표면이 매끄럽고 소스가 골고루 배어들어 짜장의 진한 맛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풀무원식품이 정백홍 라면 모델로 내세운 배우 조인성. /사진=풀무원식품 제공.

이로써 풀무원은 지난해 8월 라면시장에 재도전한 지 1년 만에 국물라면과 비빔라면, 짜장라면 등 주요 라면 제품군을 모두 출시해 라인업을 갖췄다. 먼저 '자연은 맛있다 정면, 백면, 홍면' 3종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같은 이름의 비빔면 3종을 내놨다. 이중 비건 인증을 획득한 정면과 정비빔면의 경우 총판매량이 500만봉을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일단 국물과 비빔, 짜장 등 주요 제품군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건면 등 건강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해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강한 라면' 세 번째 도전…스테디셀러 될까

풀무원은 오랜 기간 라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1995년 간편식 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1년에 '자연은 맛있다'라는 라면 브랜드를 론칭하며 라면 사업을 본격화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후 2017년 '생면식감'으로 라면시장에 재도전했지만 역시 인기를 끌지 못했다. 건강한 라면에 대한 수요에는 한계가 있었다. 

풀무원은 이번에 '자연은 맛있다'라는 브랜드를 되살려 다시 도전장을 내놨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건 등 채식주의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따라 '건강한 라면'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또 원재료를 볶아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로스팅 공법'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제조법이다.

특히 국물라면 정·백·홍 3종 중 정면은 한국비건인증을 받은 최초의 비건라면이다. 덕분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출시 1년 만인 지난 7월 누적 판매량 420만 봉지를 넘어서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정면은 꺾임 없이 매달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며 보통의 신제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다만 시장에서는 풀무원의 라면시장 재도전이 '성공했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건강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는 했지만 라면 시장에서는 여전히 면을 기름에 튀긴 '유탕면'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하지만 풀무원은 처음 라면 시장에 도전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건면'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점이 오히려 풀무원의 한계라는 지적이다.

이는 '정비빔면'의 판매량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비빔면은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봉지를 판매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출시된 농심의 배홍동의 경우 5개월간 3000만개가 팔렸다. 여전히 비빔면 시장에서 유탕면이 더 소비자들에게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다.

또 라면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농심 신라면이나 오뚜기 진라면 등 장수 제품을 지속해 선택한다는 특징도 있다. 신제품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풀무원 관계자는 "건면 제품을 대중화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유탕면보다는 건면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건강한 식품이나 비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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