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취업률 11% 상승, 페퍼저축은행 합류의 명과 암[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제7구단으로 합류한 페퍼저축은행 효과로 올해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취업률이 급상승했다.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지난 7일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선수 신인 드래프트에서 총 19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참가자 43명 중 44%가 직장을 찾았다. 17명의 고교 선수와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실업리그 소속 선수 2명이 다음 시즌 V리그 무대를 누빈다.
지난해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취업률은 33%였다. 39명 중 13명이 프로선수가 됐다.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지난해 대비 취업률이 무려 11%나 급상승했다. 제7구단 페퍼저축은행 덕분이다. 페퍼저축은행은 1라운드에서 5명을 지목했고, 5라운드에서 1명을 데려갔다. 여기에 수련선수로 1명을 추가하면서 총 7명을 합류시켰다.
표면적으로는 취업률이 올라갔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6개 구단에서 지난해 13명에 비해 2명 적은 12명을 지명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이 3명을 선택했을 뿐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 현대건설, 한국도로공사가 2명씩을 지명했고, KGC인삼공사는 1명만 데려갔다. 페퍼저축은행에서 우수한 신인선수를 사실상 싹쓸이했기 때문에 다른 팀엔 선택지가 적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신인 드래프트로 나머지 팀과 격차를 줄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선수로는 전력 차이가 크기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2~3년 정도 후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복수 배구 관계자의 전망이다.
제7구단 합류로 신인 선수의 취업률이 늘어난 건 배구 인프라 확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프로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장신, 혹은 운동 능력이 뛰어난 유망주를 배구로 인도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농구를 비롯해 다른 종목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동력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팀이 많다는 것은 운동신경이 뛰어난 유망주를 배구계로 데려올 수 있는 장점 아니겠느냐. 프로 구단이 늘어났으니 중, 고등학교 팀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도 있다. 당장 밑에서부터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도 좋지만 프로팀을 창단하는 것도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최근 출산률이 낮고 운동을 시키려는 부모도 적다. 배구만의 메리트를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경기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1년 전 드래프트에서 프로에 가지 못할 선수 6명이 올해엔 취업에 성공했다고도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경기력엔 미미한 영향을 끼치겠지만 이 상태로 드래프트가 이어지면 몇 년 후엔 V리그 전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대다수 관계자의 걱정이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제7구단 창단 의견이 나왔을 때 일단 중, 고등학교 팀을 2개 정도 만들고 프로팀을 창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지금 이 상태로 인적 자원이 확보되지 않은 채 V리그가 지속하면 몇 년 후 심각한 경기력 저하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얻은 배구 인기가 떨어질까 봐 걱정이다. 스포츠는 경기력이 중요한데 경기의 질이 저하되는 게 느껴지면 대중도 인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단으로 인한 경기력의 질 하락은 남자 종목에서도 경험한 적이 있다. 환경이나 상황 등이 다르나 프로야구나 프로축구도 팀 숫자 증가로 유사한 일을 겪었다. 이대로라면 여자부도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올해 드래프트만 봐도 키 180㎝를 넘는 장신이 4명뿐이다. 170㎝ 초반대 선수가 공격수로 뽑히기도 했다. 신인 선수의 기량이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게 배구계의 중론”이라며 “그래서 아시아 쿼터 이야기가 나오고 국내에서 육성한 외국인 선수를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시키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공론화가 될 텐데 배구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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