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짓는 일의 가치, 다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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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밥상을 둘러싼 풍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새삼 음식을 짓는 일의 의미, 사람을 돌보는 일의 노고를 되새기게 되는 시간이다.
음식을 만드는 일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또 우리 음식을 발굴하고 체계화하고 보급하는 것이 민족의 독립은 물론 여성의 권리 향상을 위한 일이라 생각했던 방신영 등 일제 강점기 지식인 여성들의 이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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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코로나19 이후 밥상을 둘러싼 풍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배달되지 않는 것이 없는 시대답게 모든 음식이 현관 앞까지 배달된다. '손끝에 물 한 방울 안 묻힐 수 있는' 세상이 온 것 같다. 반대로 직접 요리하는 일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나만의 부엌을 가진 사람들이 생겼고, 무엇보다 간단하게 검색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속에서 수많은 음식 관련 콘텐츠와 요리'선생님'도 만날 수 있으니 음식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너무 많아서 어떤 선생님을 불러야할지 고르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단점이 있다.
한편으로는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집에서 차려야 하는 날들이 계속되기도 한다. 이건 사실 십 수 년 전에 사라진 풍경이었다. 학교 급식이나 외식 등으로 적어도 점심 한 끼는 집 밖에서 해결하곤 했으니까.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 벌써 1년 반 넘게 가족들이 모두 집에 있는 날들이 늘어 밥상을 차리는 분들의 노고가 커지고 있다. 새삼 음식을 짓는 일의 의미, 사람을 돌보는 일의 노고를 되새기게 되는 시간이다.
지난 6일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는 특별기획전 '세상을 짓다- 조리서로 읽는 여성의 역사'를 개막했다. 음식을 만드는 일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음식을 만드는 일은 역사상 가장 긴 시간동안,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수행되어 온 노동이다. 늘 곁에 있었기에 미처 노동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영역이기도 하다. 사람을 살리고 사회를 구성하고 역사를 이어 온 노동이면서도 그 일을 하는 사람은 그에 합당한 평가를 얻지 못했던 영역이기도 하다. 그림자노동으로 불릴 정도다. 특별기획전을 통해 그동안 제대로 보이지 않던 이 영역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리서와 조리도구, 음식 만드는 사람 등을 중심으로 17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400년간의 시간을 정리했다. 먼저 조선시대 여성들이 여러 봉건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조리법을 연구하고 기록하고 전수한 흔적을 살펴 지식의 생산자로서 여성을 이야기한다. 또 우리 음식을 발굴하고 체계화하고 보급하는 것이 민족의 독립은 물론 여성의 권리 향상을 위한 일이라 생각했던 방신영 등 일제 강점기 지식인 여성들의 이름을 기록했다. 해방과 6·25전쟁, 급속한 경제개발의 시기 등 격변기를 거치면서 시대에 '부응할 수밖에 없었던' 조리법과 여성의 현실은 어떠한지 살펴봤다. 우리 곁의 오래된 노동자 '식모' 이야기도 나눈다. 그리고 다양한 사회 관계망을 통해 누구나 요리법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 마치 '모두가 요리를 하는 시대'처럼 보이는 현대를 보여주면서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모두가 분담하고 함께 돌보는 시대가 되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고 말이다.
국립여성사전시관은 역사 속 여성의 역할과 기여를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일을 통해 지금의 역사는 남녀 모두가 함께 만들어 온 것임을 알리는 일을 해왔다. 이제 오랫동안 수많은 여성들과 함께 염원해 온 국립여성사박물관으로의 확대 이전을 향한 첫 발을 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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