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는 어떻게 K리그 최고의 더비가 됐나 (ft.아챔,김신욱,포비아)

윤진만 2021. 9. 9.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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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형제'로 사이가 좋았던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이제는 서로 '으르렁' 대는 '명품 라이벌'이다.

모기업의 통 큰 투자 속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의 끊임없는 영입, 최근 몇년간 계속해서 우승컵을 두고 치열한 혈전을 벌이고 있는 울산과 전북.

'울산을 상대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전북은 당시 최강희 감독의 지휘 하에 이동국 김상식(현 전북 감독) 에닝요 루이스 등을 앞세워 2009년 구단 역사상 최초로 K리그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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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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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형제'로 사이가 좋았던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이제는 서로 '으르렁' 대는 '명품 라이벌'이다.

모기업의 통 큰 투자 속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의 끊임없는 영입, 최근 몇년간 계속해서 우승컵을 두고 치열한 혈전을 벌이고 있는 울산과 전북. 이들의 '현대가더비'는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를 넘어 K리그 최고의 라이벌 매치로 자리매김했다. 우세한 흐름을 이어오던 전북이 지난 5월 전주성에서 울산에 패한 뒤로 경쟁구도가 더욱 달아올랐다.

돌아보면, 두 팀 사이에 라이벌 의식이 생긴 건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1983년, 울산이 전북보다 11년 먼저 창단했다. 슈퍼스타들을 앞세워 우승을 다투는 울산에 비해 전북 수비수 최철순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북은 '그저그런 팀'이었다. 리그 내 위상도 당연히 울산 쪽이 위였다.

2005년 올림픽 대표팀 수비수 박동혁(현 충남 아산 감독)이 울산으로 이적한 건 당시 두 팀의 관계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전북이 선수를 키워서 울산에 보낸다'는 인식이 강했다. 울산은 그 해 리그를 제패했다.

2년 뒤인 2007년에는 염기훈(현 수원)이 전북에서 울산으로 이적했다. 염기훈은 2018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전북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으며 양팀 팬들의 라이벌 의식에 기름을 부었다.

그에 앞서 200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전부터 서서히 양팀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전북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울산이 3대2로 승리했다. 두 팀의 전력상 울산의 결승 진출이 유력해 보이는 상황. 그런데 2차전에서 원정팀 전북이 세트피스 특훈 효과를 보며 4대1로 승리, 결승 티켓을 가져갔다. 전북은 시리아 클럽 알카라마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울산을 상대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전북은 당시 최강희 감독의 지휘 하에 이동국 김상식(현 전북 감독) 에닝요 루이스 등을 앞세워 2009년 구단 역사상 최초로 K리그에서 우승했다. 이 시즌 이후 전세가 역전됐다고 축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과감한 투자로 힘을 키워나간 전북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8번 우승을 차지하며 '1강'의 지위를 구축했다.

2016년, 울산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전북 이적은 현대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기억된다. 박동혁 염기훈 등을 전북에서 영입한 울산이 이번에는 팀내 최고의 선수를 전북에 내줬다. 김신욱의 이적으로 두 팀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2005년부터 2011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약 11년간 전북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최강희 감독이 물러난 뒤로 다시 한번 '현대가더비'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스쿼드를 강화했다. '골무원' 주니오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운 울산은 지난 두 시즌 결론적으로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지만, 힘으로 전북을 이길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줬다.

올해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울산은 지난 5월 19일 전주 원정에서 2019년 5월 12일 2대1 승리 이후 무려 739일만에 전북을 4대2 스코어로 제압하며 '전북 포비아'를 극복해냈다.

울산은 전북에 주도권을 내준 2006년 ACL 준결승 2차전을 떠올리며 다가오는 경기가 완벽한 반전의 기폭제가 되길 바랄 것이다. 반면 전북은 오랜 세월 입버릇처럼 말하던 "울산한테는 안 진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더욱 이를 악물 것이다. 어느 팀이 이겨도 '현대가더비'의 스토리는 풍성해진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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