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헤어진 일, 예술이 됐다"..분첩 같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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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렸다기보단 찍은 것처럼 보인다.
슬픔으로 시작한 그것이 아쉬움·그리움을 넘어서 스틸사진의 배경처럼 희미하고 아련하게 지워져 가는 과정을 묘사했다는 거다.
그 성숙의 상징물이 바로 '열매'란다.
누구는 '무뎌진다'라 할 그것을 작가는 '익어가는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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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이별 후 감정' 일관된 주제로 삼아
슬픔·아쉬움·그리움 등 상처·극복 '열매'로
"몸과 마음 성숙 드러낸 추상적 회화 기법"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그렸다기보단 찍은 것처럼 보인다. 오래전 여인들이 분을 묻혀 얼굴에 바를 때 쓰는 화장도구 ‘분첩’이 떠오르지 않나. 부드러운 천을 돌돌 뭉친 뒤 물감을 찍어내 움직이는 ‘결’과 번져가는 ‘색’을 흘린 듯하니 말이다. 마치 열매가 하나씩 터진 듯 섬세하게 박아, 현실에서 벗어난 아니 현실을 잊게 만드는 ‘푸른 환상’이다. 그 작품 아래 작가 원유진은 ‘기억의 파도 2’(2021)란 타이틀을 붙였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작가의 작업을 일관되게 이끌어온 독특한 주제어가 있다. ‘연인과의 이별 후 감정’이란 거다. 슬픔으로 시작한 그것이 아쉬움·그리움을 넘어서 스틸사진의 배경처럼 희미하고 아련하게 지워져 가는 과정을 묘사했다는 거다. “이별이란 단순한 에피소드에서 출발해 심적인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표현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몸과 마음의 성숙을 드러낸 추상적인 회화기법”이라고도 했다. 그 성숙의 상징물이 바로 ‘열매’란다.
그래선가. 구의 형태로 수없이 등장한 열매들은 세월·추억을 똘똘 뭉쳐내 단단해질 대로 단단해진 덩어리처럼도 보인다. 누구는 ‘무뎌진다’라 할 그것을 작가는 ‘익어가는 것’이라 한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갤러리도스에서 개인전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시간들’을 열고 있다. 전시는 14일까지.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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