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49% 올랐다, 수소주 급속충전 중
이번 주에 수소 사업 관련 빅 이벤트들이 잇따라 열리면서 수소 관련주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수소 위크(week)’ 효과다.
8일 현대자동차그룹·SK·포스코가 공동 의장을 맡는 수소기업협의체(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가 공식 출범했다. 창립 총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대거 출동했다. 이미 현대차·SK·포스코·한화·효성 등 5그룹은 2030년까지 43조원을 수소 경제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글로벌 수소차 점유율 51%(올해 1~7월)로 1위인 현대차그룹은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를 개최해 수소 관련 기술과 비전을 공개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금 이 순간이 수소 사회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일 수 있으며, 아까운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며 수소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수소 관련주 급등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수소 연료 전지 핵심 연료인 고분자전해질막(멤브레인)을 생산하는 상아프론테크 주가가 최근 1개월간(8월 7~9월 7일) 2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수소 연료 전지 핵심 부품인 막전극접합체(MEA)와 수분 제어 장치를 생산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5% 올랐고, 수소 연료 전지 업체인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은 각각 8%, 5% 상승했다.
국내 유일의 수소 연료 탱크 제조 업체로 현대 수소차 투싼·넥쏘 등에 수소 연료 탱크를 공급하고 있는 일진하이솔루스는 지난 1일 코스피 시장 상장 첫날에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에 성공했다. 현대차에 수소차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연료 전지 스택(이음매) 가스켓(틈막이 부품)을 공급하는 평화산업 주가도 지난달 말부터 급등세다.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한 달 상승률이 49%에 달했다.
수소협의체에 참여한 그룹 중 직접 수소 사업을 하는 상장사도 주목해볼 만하다. 증권사들은 효성그룹에서는 탄소섬유 사업을 하는 효성첨단소재와 액화수소 공급 및 수소 충전소 확충을 진행 중인 효성중공업 등의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본다. SK가스는 롯데케미칼과 올해 내 수소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수소 충전소 약 100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또 석유화학이나 철강 공정 등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 전지 발전 사업도 추진한다. SK가스는 기존 LPG 충전소에 수소 충전을 추가할 수 있고 수소 생산원인 LNG 탱크 및 유통을 준비 중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한국은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50% 이상을 담당할 정도로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에 대한 지원이 크다”며 “전략적 수소차 육성 정책에 따라 오랜 기간 고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천 기술 선진국보다 5년 뒤처져
수소 산업과 관련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선진국과 비교해 원천 기술이 걸음마 수준이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란 시각도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소 생산 분야 원천 기술 수준(62.5)은 미국(100), 독일(97.5), 일본(96.7)과 비교해 낮고, 후발 주자로 평가받는 중국(63.3)에도 한발 뒤져 있다.
전문가들은 수소차나 충전소 이상으로 중요한 수전해(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 기술 분야에서 한국이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주요국들은 안정적인 전기로 수소를 물에서 분리해내는 1세대 수전해 기술을 지난 1990년대부터, 재생에너지 등 불안정한 전기로 수소를 분리하는 2세대 수전해 기술은 2008년부터 개발했다. 미국·독일은 이미 산업화 단계다.
그러나 한국은 2003년에야 수소에너지사업단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터라 원천 기술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수소 생산도 여전히 화석연료에 기대고 있다.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천연가스 ‘개질 방식’으로 대부분의 수소를 생산한다. 이 공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가 부산물로 생겨 글로벌 저탄소 방향과 어긋난다.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 체제인 선진국들과 대조적이다.
삼성증권은 “한국 수소 산업이 선진국보다 뒤처진 것은 맞는다”며 “상업화가 이뤄질 2020년대 후반까지 기술 격차를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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