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SNS 안하는 이유? 사진 안 찍어서"→"무릎 좋았다면 축구 더했을 것"('유퀴즈')[종합]

이게은 2021. 9. 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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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 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자신의 축구 인생을 되돌아봤다.

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그리고, 남겨진 것들'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박지성, 백미경 작가, 장항준 감독, 유품 정리사 김석중 자기님이 등장했다.

박지성은 "아이들이 방학해서 영국에 있다가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 전북 현대에서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또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는 "확진자는 여전히 있지만 격리라는 건 없다. 관중들도 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 마스크는 자율에 맡겼고 거리두기 등 제한이 없다"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박지성의 업적에 대해 "영화 같았다"라며, 박지성 하면 빠질 수 없는 2002년 월드컵 이야기를 시작했다. 박지성은 "제게 의미 있는 한 해를 꼽으라 한다면 2002년이다. 축구 선수인 제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축구로 사람이 변하고 나라가 변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라고 떠올렸다. 본선 첫 골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내가 골을 넣었으니 잠시 조용해달라는 의미였다. 당시 머리가 하얘졌고 아무 소리가 안 들렸다"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 초기에 대해서는 "문화 자체가 달랐다. 부상도 있었고 수술을 해서 여러 가지가 쉽지 않았다. 못 한다는 이유로 적응 기간에 야유를 받기도 했다. 교체 투입될 때도 야유가 나왔다. 홈팬들도 그랬다. 축구하는 게 무섭더라"라면서 "당시 히딩크 감독과 면담을 했는데 일본 세 개 팀에서 제의가 왔다고 하더라. 하지만 저는 더 해보겠다고 했다. 살아남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단단함을 보여줬다.

맨유 입단을 떠올리면서는 "처음에 퍼거슨 감독이 제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장난하지마라'고 했다. 그리고 차 안에서 통화를 했다"라며 믿기지 않을 만큼 기뻤음을 털어놨다. 또 "홈구장이 제가 뛰어본 경기장 중 가장 큰 규모여서 그때 정말 이 팀의 선수가 되었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 맨유 선수가 되면 구단 스폰서 기업 제품인 시계, 커피 머신, 자동차 등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SNS를 하지 않는 선수로 널리 알려진 그는 "기본적으로 사진 찍는 걸 안 좋아한다. 와이프가 이렇게 안찍는 사람 처음 봤다고 하더라. 안 찍으니까 할 이유가 없더라"라고 말했다. 퍼거슨이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말을 남겨 이를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금은 이른 은퇴에 대해서는 "홀가분했다.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이 좋았다면 더 오래 했을텐데 워낙 안 좋았다. 한번 경기를 하면 4일간 훈련도 못하고 누워있어야 했다. 아프면서까지 축구를 하는 게 맞나 싶었다"라고 밝혔다.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마인' 등을 탄생시킨 백 작가. 유재석은 "아내가 '마인'을 재밌게 봐서 저도 봤는데, 이야기가 정말 휘몰아치더라"라고 말했다. 백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봤다는 반응에 "수준이 높은 분이시다. 결혼 잘 하셨다"라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백 작가는 히트작들에 대해 "부족하게 쓴 작품이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이야기하다가 "사실 어제 잠을 잘 못 잤다. 고상을 떨어야 하나, 있는 그대로 보여 되나 싶어서", "아 토크가 잘 안된다. 도와달라", "지금 공복이다"라고 횡설수설하며 긴장감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백 작가는 '품위있는 그녀'와 '마인'의 다른 점에 대해 "'품위있는 그녀'는 그냥 부유층의 이야기여서 취재가 쉬웠다. '마인'은 재벌 이야기여서 취재차 실제 재벌을 만났는데 얻은 건 없었다. 그들의 추악한 모습을 알고 싶었는데 그걸 제게 얘기할리 없지 않나. 애초에 만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돈이 없으면 돈이 전부가 돼 품위와 존엄성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근데 돈이 있으면 거기부터 시작하는 거다. 생계에 고민이 없으니 다른 고민을 하지 않겠나"라면서 "돈과 상관없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재벌가 이야기를 그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편견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에 관한 이야기였다. 주인공들은 미혼모, 새엄마, 성소수자였다. 사회는 나와 다른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작가하기 이전에 영어 강사였다는 그는 "영어를 전공해서 대구에서 영어 학원을 12년 운영했다. 당시 대구에서 3등급을 1등급으로 만드는 강사로 유명했다. 월 3000, 4000만원 이상 벌었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백 작가는 "꿈을 실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공모에 세 번 당선됐다. 저는 할 말 다 하는 성격이라서, 신인일 때도 미니을 열편 쓴 작가처럼 당당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아끼는 작품으로는 '힘 쎈 여자 도봉순'을 꼽으며 "저만 쓸 수 있는 작품이다. 대본의 가치 그 이상을 연기해 주는 배우를 만났다. 박보영 씨가 촬영 끝나고 나서 '멋진 캐릭터를 선물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울더라.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진의를 안 거다. 너무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등장한 장하준은 "영화사가 망해서 SBS 개국 즈음에 예능국 FD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하며 "예능 작가로도 일하게 됐는데, 열심히 대본 준비한 걸 출연자들이 투정을 부리면 속으로 '내 한 달 치 월급을 한 시간에 받아 가면서!'라는 생각을 했다. 방송국에 계신 스태프분들을 제 후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예능 출연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소모되는 걸 느낀다. 대중의 피로감이 느껴진다. '유퀴즈'는 '알쓸범잡'을 같이했던 PD가 있어서 왔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현재 농구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는 장항준. 작품에 흥미를 느낀 아내 김은희 작가가 각색을 해줬다고도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본인 이름 검색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장항준은 "검색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내 검색이 끝나면 김은희 작가도 검색한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 일어나자마자 글을 쓴다. 평균 17시간 정도 일을 하는 것 같다. 돈을 쓸 시간이 없다. 하지만 누군가 써야 경제가 돌아가는 것 아니겠냐"라며 자신이 그 역할을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부부 두 사람이 울거나 분노하는 포인트가 같다는 건 세계관이 같다는 뜻이다. 그런 것들이 잘 맞는다"라며 아내 김은희 작가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joyjoy9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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