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수소 경제' 손잡다
[경향신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
현대차·SK·포스코 공동 의장사
“인프라 구축·투자 유치 등 협력”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민간 협의체가 8일 발족했다. 각 분야에서 최고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이 의기투합해 글로벌 수소시장을 주도하고 국내 수소사회 구현 움직임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0대 그룹을 포함해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코리아 H2 비즈니스서밋’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총회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허정석 일진그룹 부회장, 구동휘 E1 대표,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코리아 H2 비즈니스서밋은 이른바 ‘한국판 수소위원회’다.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차세대 수소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하는 데 힘을 모은다. 수소 관련 정책도 정부에 제안한다. 매년 총회와 정기모임을 열어 주요 이슈를 공유하고, 기술과 정책, 글로벌 협력 방안도 논의키로 했다. 매년 상반기에는 전 세계 투자금융사 등을 초청해 투자도 이끌어낼 방침이다. 협의체는 현대차·SK·포스코 3개 그룹이 공동의장사로 나섰으며, 현대차그룹이 첫 간사를 맡았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국내 수소 인프라 확충에 과감히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우리나라는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수소산업 생태계의 균형적인 발전이 늦었지만,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못할 것도 없겠다는 자신감도 든다”며 “기업·정책·금융 부문을 하나로 움직이는 역할을 해 수소산업 생태계의 완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수소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리딩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 상용차 대중화를 추진하고 수소연료전지 적용 분야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날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앞으로 내놓을 모든 상용차 모델은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용차의 전면적인 친환경 전환 계획 발표는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처음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그룹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수소의 생산, 공급, 저장, 운송 등 전 분야에 걸쳐 사업을 추진한다.
수소사업에 향후 5년간 18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SK는 수소 대량생산 체제 구축,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통합 운영을 통한 사업 안정성 확보, 수소 핵심 기술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 등 3가지 전략을 공개했다. 특히 기존 정유 시설과 주유소 인프라 등을 활용해 2025년까지 수소 생산과 유통, 공급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한다.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2023년부터 3만t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2025년부터는 친환경 청정수소 25만t을 추가로 생산하는 등 연간 총 28만t 규모의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지역에서 수소사업도 추진한다. 최태원 회장은 “수소산업은 기후변화 대응뿐만 아니라 한국의 새로운 산업이 돼 미래 일자리 창출 등 사회 기여,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경제 기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GS그룹은 2차전지 리사이클링 원료 공급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한다. 또 수소 분야 해외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고, 신규 수요처 발굴 등 친환경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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