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오케스트라 '이 마에스트리', 유럽서 특별한 희망 음악회

박연직 2021. 9. 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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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부터 2주간 체코·오스트리아 등 방문.. 6회 공연
부다페스트에서는 다뉴브강 유람선 피해자 추모 공연도
세계적인 ‘보이스 오케스트라’로 평가받고 있는 남성 합창단 ‘이 마에스트리’가 유럽 각국에서 희망 음악회를 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 공연단체로는 처음으로 초청 해외연주회를 갖는 것이어서 국내외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재무 음악감독이 이끄는 이 마에스트리는 단원 모두가 오페라 가수들로 구성돼 차별화한 음량을 선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는 남성 합창단이다. 이마에스트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로 이뤄졌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구성원 모두 유럽과 미국 등에서 유학하고 현지에서 활동 하다 귀국한 전문 음악인이다. 이들은 현재 국내 대학 교수와 전문연주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폭발하듯 터져 나오면서도 부드럽고 웅장한 음색은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보이스 오케스트라는 이 마에스트리의 공연을 본 한 일본 평론가가 목소리로 만드는 오케스트라 음향이라는 의미에서 붙인 별칭이다.

이마에스트리는 2006년 창단이후 15년 동안 총 12개국 23개 도시에서 해외초청연주를 할 만큼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외 무대에서 폭 넓은 음악행보를 갖고 있는 이마에스트리는 롯시니의 고향인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롯시니음악으로 현지인을 놀라게 했으며 오스트리아 비엔나 뮤직페라인에서는 슈베르트의 마왕을 세계 최초로 남성 4부와 솔로로 편곡해 불러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이 마에스트리는 오페라 합창, 전통 무반주 합창, 크로스 오버 성악 피스, 올드팝 등 세상의 모든 노래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능력이 발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유럽순회연주는 창단 이후 두 번째 갖는 유럽연주회다. 오는 9월 29일부터 2주간 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세르비아를 차례로 방문해 모두 6회의 공연을 갖는다. 공연에는 양재무 음악감독과 단원,피아니스트  조한솔, 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 등이 참여한다. 연주곡은 ‘Va pensiero(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Song of the Volga Boatman(볼가강의 뱃노래) 등과 그리운 금강산, 일어나 걸어라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양재무 음악감독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단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번 연주회는 남다른 감회를 갖게 한다. 국내 외에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계획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일부 단원들은 음악계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공연취소로 연주자들이 설 무대가 없어지면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이번 유럽순회 연주회에는 단원 110명 가운데 38명만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특히 이마에스트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공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 5월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한국인들을 추모하는 ‘슬픔에서 승리로’란 주제로 공연을 열기때문이다. 공연을 통해 코로나로 겪는 슬픔과 가족을 잃은 슬픔, 머나먼 이국땅에서 유명을 달리한 이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갖는다. 공연에서는 김소월의 시 ‘초혼’에 양재무 음악감독이 곡을 붙여 유명을 달리한 영혼들을 위해 헌정할 계획이다.

코로나이후 한국 연주단체로는 첫 해외연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위해 단원 모두 시간을 아껴가면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단원들은 비록 지하 연습실에서 중고 피아노로 연습하고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으로 유럽 희망음악회를 특별하게 수놓을 각오를 밝혔다.
양재무 음악감독은 “내일을 알 수 없는 코로나 시대지만 우리는 항해의 길을 떠난다”며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도 두렵지 않다. 저 무지개 넘어 코로나도 슬픔도 없는 땅에 새로운 기회의 무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는 일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이 마에스트리는 바이올린과 비교하면 합창단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또는 ‘과르네리우스’”라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명품 악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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