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갑질 방지법' 나올까..거침없는 확장 뒤 규제 논의 분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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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확장세를 보여온 카카오가 규제의 덫에 걸릴 위기에 처했다.
카카오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비대면 특수를 십분 누리면서 단숨에 국내 최대 수준의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플랫폼 지배력 남용, 골목 상권 침탈 등 논란도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그간 국내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은 규제 논의가 있을 때마다 구글 등 국내법을 피해 가는 해외 업체를 들먹이며 '역차별'의 방패 뒤에 숨었지만, 이제는 그러기도 어려운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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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갑질 방지법'에 국내 플랫폼 역차별 주장도 설득력 잃어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채새롬 기자 = 거침없는 확장세를 보여온 카카오가 규제의 덫에 걸릴 위기에 처했다.
카카오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비대면 특수를 십분 누리면서 단숨에 국내 최대 수준의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플랫폼 지배력 남용, 골목 상권 침탈 등 논란도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카카오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규제 논의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전날 토론회에서 "카카오 성공 신화의 이면에는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시장 독점 후 가격 인상과 같은 시장 지배의 문제가 숨어있다"고 했고, 윤호중 원내대표도 "입점 업체에 대한 지위 남용과 골목 시장 진출, 서비스 가격 인상 시도까지 카카오의 행보 하나하나가 큰 우려를 낳고 있다"고 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8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사전 규제, 금지행위를 통한 사후 규제 모두 필요하다"며 "카카오T에 대한 규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신사업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계획을 발표했다. 계열사가 최근 5년 새 2배 넘게 늘어난 것이 그 방증이다.
카카오가 손을 댄 분야는 은행·핀테크·엔터테인먼트 등 굵직한 분야에서 택시·대리운전·미용실 등 생활 밀착형 산업까지 가리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산업·규제 체계와의 마찰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무료 플랫폼을 미끼로 시장을 독점한 다음 사실상 유료화로 수익을 내는 방식에 대한 반발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택시 호출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년 상장을 앞두고 기사 대상 유료 요금제를 도입하고 호출 요금을 올리려다 반대 여론에 밀려 철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구나 웹툰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 사업 부문이 내수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골목 시장 침탈' 논란에 더욱 취약한 입장이다.
비슷한 논란을 여러 차례 겪은 네이버는 신사업을 쇼핑·핀테크 등 분야에 집중하고 활발한 해외 사업을 펼치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덜한 처지다.
그간 국내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은 규제 논의가 있을 때마다 구글 등 국내법을 피해 가는 해외 업체를 들먹이며 '역차별'의 방패 뒤에 숨었지만, 이제는 그러기도 어려운 처지다.
세계 최초로 앱 마켓을 규제하는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미국·중국·유럽 등에서도 거대 플랫폼 규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양대 경영학부 신민수 교수는 "사업 확장은 모든 플랫폼의 운명이자 당연한 전략"이라면서도 "플랫폼 사업자들의 행위가 다양해지고 부당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사후 규제가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편리성을 제공해왔다는 측면을 고려해 수익화 시도를 무조건 나쁘게 볼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플랫폼이 기존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만 보고, 사업 영역이 많아져서 제재해야 한다고 접근하면 국내에서는 플랫폼을 하지 말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며 "플랫폼은 이용자, 구성원과의 신뢰 관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수익화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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