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병실이 뚝딱' KAIST 이동형 음압병상, 경기도에 설치

경기도 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 28병상 13일부터 운영

KAIST가 개발한 이동형 음압병상이 경기도 인재개발원에 설치됐다.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가 개발한 이동형 음압병동(MCM)이 1년만에 연구개발(R&D)에서 실제 의료 현장 적용을 완성했다.

KAIST는 코로나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단이 개발한 MCM을 경기도와 협력해 경기도 제2호 특별생활치료센터로 운영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경기도는 도 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 28병상 규모의 병동 열고 13일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디자인과 프로젝트 총 감독을 맡은 남택진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활용 가능한 실내 체육관이 있다면, 독립된 설비가 없더라도 2주 내에 의료가스, 오폐수처리, 음압설비 등이 구비된 특별생활치료센터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특별생활치료센터는 2인 1실로 된 28병상 14병실과 엑스레이 및 처치실로 사용하는 다목적 1실로 구성됐다.

경기도 MCM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약 2주간 격리하는 기존 생활치료센터와는 다르게 자가치료 연계 단기 진료센터로 운영된다.

경기도 인재개발원에 설치된 MCM 내부시설. 왼쪽 상단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경기 MCM 입원실 내부, 엑스레이실, 환자용 입구, 복도 전실. KAIST 제공

자가치료 중 관리가 필요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MCM으로 이송해 1~3일간의 단기 입원 경과를 관찰한 뒤 후속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치료 중 이상 징후가 발생한 환자는 전담 중증 병원으로 전원 조치하고 특이 사항이 없는 경우 다시 자가 치료 시설로 이송하게 된다.

대면 및 산소치료·엑스레이·수액 등 MCM의 자체 진료 역량을 활용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병실 안에 개별 화장실이 구비돼 있으며, 음압, 환기상황, 출입문 자동 개폐를 중앙에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이 특별생활치료센터의 운영을 맡는다. 1일 기준 의사 1~2명, 간호사 3명, 간호조무사 2명, 행정원 1명, 방역 인원 2~3명, 영상기사 1명 등이 3교대로 근무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KAIST 연구원, 소방, 경찰, 기타 용역 등 약 20여 명의 전담 인력이 현장에 투입된다.

KAIST는 이번 운영을 통해 음압병상의 효율화와 최적화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향후, 오폐수 처리 시스템, 감염환자에 최적화된 이동형 화장실, 모바일 기기용 MCM 사용자인터페이스 등의 연구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업단을 이끈 배충식 단장은 "지난해 7월에 연구개발을 시작한 MCM은 1년 남짓한 짧은 시간 안에 시범 운영을 거쳐 치료 현장에 상용화된 획기적이고 성공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KAIST는 코로나19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이동형 음압병동 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방역기술 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실증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MCM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격리시설로 KAIST 남택진 산업디자인학과 교수팀이 지난해 7월부터 한국형 방역패키지 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연구해왔다. MCM은 기능성·경제성·효용성뿐만 아니라 독창적 디자인과 심미성까지 갖춘 우수한 의료 시설로 인정받아 세계적 권위의 독일 레드닷 디자인 공모전의 제품디자인 분야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분야에서 동시에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 1월 서울 한국원자력의학원에 4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동을 설치하고 시범 운영을 진행해 경증환자 2명의 치료를 완료했다. 또한, 대전 건양대병원 응급실에 음압격리실로 설치해 지난 6월부터 2개월 동안 138명이 진료를 받았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활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