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생초 특공 자산기준에 전세금 미포함.."현금부자 당첨" 우려 여전

박종홍 기자 2021. 9. 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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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에서 소득 기준을 초과하는 청약자에 대해 별도의 자산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자산 기준 도입으로 '금수저 특공'을 제한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전세보증금을 포함하지 않는 등 현금 부자의 청약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점은 문제로 남는다.

현행 민영주택 특공의 경우 생애최초 유형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60% 이내, 신혼부부 유형은 140%(맞벌이 160%) 이내의 소득 기준에 들어야 청약이 가능했으며 별도의 자산 기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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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기준 넘으면 '자산 3.3억' 적용.."금수저 특공' 방지"
전세보증금 미포함에 '구멍' 남아..정부 "공공분양과 형평성 고려"
자료사진 2021.5.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정부가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에서 소득 기준을 초과하는 청약자에 대해 별도의 자산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간 연 소득이 기준을 넘어 청약을 넣지 못했던 사람도 청약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에서다.

자산 기준 도입으로 '금수저 특공'을 제한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전세보증금을 포함하지 않는 등 현금 부자의 청약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점은 문제로 남는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11월부터 민간분양 대상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 30% 물량에 대해 추첨제와 함께 자산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자산이 많은 '금수저'의 특공을 제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행 민영주택 특공의 경우 생애최초 유형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60% 이내, 신혼부부 유형은 140%(맞벌이 160%) 이내의 소득 기준에 들어야 청약이 가능했으며 별도의 자산 기준은 없었다.

정부는 11월부터 소득 기준을 넘는 사람들도 별도의 자산 기준을 충족하면 추첨제에 한해 청약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토지와 건축물을 합산한 부동산 가액이 3억3000여만원 이하이면 추첨 대상에 포함하고 해당 기준을 초과하면 청약을 넣을 수 없는 식이다. 토지는 공시지가로 건축물은 시가 표준액으로 계산한다.

지난해 기준 3인 이하 가구의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603만여원이다. 신혼부부의 경우 한 자녀에 맞벌이라면 965만여원이 넘으면 이번 자산 기준을 적용하는 셈이다.

그간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청년층이 청약을 제한받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이번 조치는 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자산 기준을 도입한 만큼 '금수저'의 특공 신청은 어느 정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자산 기준에서 전세보증금을 제외한 점은 현금 부자의 청약 당첨 가능성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서울에서 수억원 상당의 전세를 자비로 충당할 여력이 있는 사람도 무주택자와 소득 기준 요건을 충족하면 청약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공공분양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공적 자금을 투입해 공익을 추구하는 공공분양의 자산기준에도 전세보증금이 포함되지 않는데 민간에 이보다 강한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공공분양 특공에도 2억1000만원 정도의 자산 기준이 있는데 전세보증금은 제외하고 있다"며 "민영분양은 공공보다는 기준에 여유가 있어야 하는 만큼 전세보증금을 자산 기준에서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급등한 전셋값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셋값을 자산기준에 넣으면 서울 지역에 사는 분들은 이번 개편안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청약제도 개편이 세부적인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1인 가구와 무자녀 신혼부부 등 청약을 제한받았던 무주택 실수요자가 적게 나마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인 가구라고 청약을 포기하던 세대가 이제는 청약 통장을 가입해서 특공을 기대할 수 있고 무자녀 신혼부부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며 "'영끌'을 없앨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쁘지 않은 조치"라고 평가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현재 수도권 쪽에서 20~30대가 아파트를 매매하는 비중이 높다"며 "그간 특공 혜택을 보지 못하던 1인가구나 무자녀 신혼부부의 기회를 높인 측면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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