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위드코로나" 하루만에..수도권 코로나 확진자 사상최대

김명지 기자 2021. 9. 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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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자 2050명..서울 665명, 경기 691명, 인천 120명
추석 연휴 앞둔 정부 "위드코로나, 앞으로 4주가 분수령"
"10월 말 접종률 70% 되면, 11월부터 단계적 완화 기대한단 뜻"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인 16일 오후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연휴기간 동안 집회 관리 임무를 수행한 경찰들이 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0월 말 ‘위드코로나(코로나19와 함께 살기)’ 정책 변환 가능성을 언급한 다음날인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숫자가 2000명을 넘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역대 최다 규모인 1476명이 집계됐다.

당장 다음 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여기에 2학기 등교까지 맞물리면서 잡히는 듯 했던 4차 대유행의 파고가 도리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월 말’을 위드 코로나 시점으로 밝혔던 정부는 이번 한 달 유행을 잘 관리해야만 단계적인 일상 회복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 수도권 최다확진자…정부 “앞으로 4주가 분수령”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숫자는 2050명, 국내 발생 확진자는 2014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서울 665명, 경기 691명, 인천 120명으로 수도권에서만 1476명(73.3%)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 1일(1415명)보다 5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경기 지역 확진자 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8월25일 0시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는 전날 4명 늘어 2334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치명률은 0.88%로 집계됐고,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23명 급증한 387명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새로운 방역체계로 점진적 전환”을 언급하고, 정은경 질병청장이 전날(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위드코로나 정책 전환 목표 시점을 “10월 말”이라고 못박은 지 하루이틀만에 확진자⋅위중증환자가 치솟은 수치가 나온 것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용하기 시작한 현재 시점에서 다시 한번 긴장해야 하는 순간”이라며 “추석 명절을 포함한 앞으로의 4주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이 언급한 ‘위드코로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전문가 “추석 앞두고 위드코로나 언급 성급”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10월 말이 되면 전국민 70%가 완전접종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로부터 2주 후인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단계적 일상 방안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중”이라며 “하지만 방역 상황도 중요해서 9월 방역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중”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새로운 방역 체계로의 전환’ 발언이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이런 발언들이 국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4차 유행의 확산세를 부채질 할 수 있단 것이다. 더욱이 정부는 국민들의 방역 피로감을 고려해 추석 연휴를 맞아 백신 인센티브 방식으로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최대 8명까지 늘린 상태다.

조선DB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위드코로나’라는 용어 사용을 경계했어야 한다고 했다. 천 교수는 “접종완료율이 70%로 올라서지 않았는데도 위드코로나를 언급하는 바람에 국민들이 심리적으로 이완된 것 같다”며 “백신접종 완료율이 80%는 올라서서 확진자 숫자가 줄어들고, 중증환자도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코로나19 박멸은 불가능하니, 확진자 대신 사망자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고, 계절 독감 수준으로 취급하자는 것이다. 이런 정책 전환을 하려면 ‘4차 대유행’ 확산세를 꺾고, 백신 접종률을 80%(성인) 이상 올리고, 치료제 보급을 포함해 일상에서도 이 질환을 다룰 수 있는 충분한 의료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 “독감 사망자 연간 2000명...코로나19 합의 필요”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전날(7일) 기준 국내 백신 접종 완료자는1880만 7546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36.6%에 그친다. 여기에 남미에서 들어온 뮤, 감마 변이 확산도 우려된다.

지난 5~7월 입국한 3명이 뮤 변이 감염으로 최근 확인된 데 이어, 지난달 입국자 1명과 그 가족 2명에게서 감마 변이가 검출됐다. 감마변이 감염자는 얀센 백신 접종을 마쳐 입국 후 격리 면제를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일주일 동안 일상생활을 했다.

하지만 고강도 방역에 지친 국민들 사이에 ‘위드코로나’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 국민인식조사에서는 ‘위드 코로나’ 전환에 국민 73.3%가 찬성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에 들어가는 전제 조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손 반장은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사망자를 위드코로나의 적정 수준으로 볼 것인가는 질문이 있다”며 “현재 계절독감은 연간 2000명~4000명 정도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코로나를 관리한 18개월 동안 대략 2300명 수준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인식조사에서 위드코로나의 전제 조건으로 ‘계절 독감 수준 관리’에 동의한 응답자는 20% 남짓에 불과했다. 응답자 62%는 전제조건으로 ‘연간 1000명 이하의 사망자’ 항목을 선택했다고 한다. 손 반장은 “이런 인식의 간극을 고려해 검토해야 한다”고 했고, 백신 접종률 통계 등과 관련해 “앞으로 백신 인센티브 체계 자체를 백신 접종완료자를 중심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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