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은행, 작년 KPI 역주행?..디스커버리 판매직원 20% '승진'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기업은행에서 환매중단 된 디스커버리펀드 판매직원의 약 20.1%가 판매 이후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모펀드 사태가 터진 이후에 영업점 인사평가에 사용되는 핵심성과지표(KPI)에 비이자이익 부문 배점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은행이 올 상반기 1조2천14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사진은 기업은행 전경 [사진=기업은행]](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9/08/inews24/20210908133031888xyjq.jpg)
◆ 판매직원 181명 중 38명은 판매 이후 '승진'
8일 본지 취재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종합하면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판매직원 181명중 38명이 펀드 판매 이후 승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는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 다이렉트 렌딩 인베스트먼트(DLI) 대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고발당하면서 일부 펀드 자산이 동결돼 환매가 중단된 펀드다. 지난 4월 말 기준 디스커버리펀드의 미상환 잔액은 총 761억원가량이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디스커버리펀드 판매 이후 이뤄진 승진은 해당 펀드 판매 여부와는 관계가 없단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펀드는 당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많은 펀드 중 하나였으며, 단기간의 특정펀드 판매실적으로 승신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직원의 역량, 성과, 조직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펀드 판매여부와는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승진한 직원으로 같은 기간 정원 대비 승진자 비율이 24%대로 펀드판매 승진자 비율인 20%를 상회한다"고 덧붙였다.
◆ 환매중단조짐 보이는데…KPI는 역주행시켜
기업은행의 최근 5년간 핵심성과지표(KPI)를 분석하면 디스커버리 펀드가 이뤄졌던 2017년부터 2019년 사이에는 비이자이익 지표가 개설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수익증권·신탁 (25점) ▲신용카드(50점) ▲퇴직연금(50점) 등을 포함한 '성장기반' 부문 배점이 2017년 365점, 2018년 360점으로 2019년 310점 대비 높은 축에 속한다.
2019년의 들어서는 수익증권·신탁 부문 배점이 20점으로 줄었지만, 기업은행은 2020년 상반기에 '비이자이익' 부문을 신설하고 여기에 65점을 배점했다. 이는 수익증권·신탁 부문의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비이자이익은 은행권의 영업 이익에서 이자 이익을 제외한 것으로 신용카드·신탁·펀드·은행연계보험(방카슈랑스)·외환 등의 수수료와 주식·채권·부동산 등 투자로 얻어 낸 수익 등이 포함된다.
기업은행이 KPI지표에 비이자이익 부문 배점을 부과한 지난해는 이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은행의 KPI 내 비이자이익 부문이 논란이 되던 시기였다.
금융감독원의 2019년 10월 1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판매된 DLF 중간 검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당시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DLF사태가 확산된 원인 중 하나로 두 은행의 KPI 내 비이자이익 확대를 꼽은 바 있다.
이미 비이자이익 부문에 대한 리스크 문제가 제기됐던 시점에서 기업은행은 뒤늦게 없던 비이자이익 부문에 점수를 부여해 독려에 나선 셈이다.
은행원들은 승진과 성과급이 KPI에 좌우되는 만큼 영업점에서는 KPI에서 배점이 높은 부분에 집중해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 KPI에서 비이자수익에 배점을 높이면 영업점 일선에서는 펀드 판매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단 것이다.
더불어 지난해 상반기는 이미 미국에서 디스커버리 펀드가 환매중단 조짐을 보인 시기였다.
SEC가 DLI대표를 고발한 시기는 2019년 3월22일이며 디스커버리 펀드는 그해 4월 26일 만기였던 펀드부터 환매가 중단됐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그해 2월부터 해당 펀드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개별 상품을 평가하는 대신, 비이자수익으로 지표를 통합해 영업점과 고객 상품 선택권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사측 "KPI 지속 개선해와…과도기에 있던 단계"
이에 대해 기업은행 고객중심으로 KPI를 개편해오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수익증권 및 신탁' 부문 점수를 낮추고 불완전판매 및 고객 컴플레인 배점을 확대하는 등 고객 가치평가 지표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표 개설 및 확대가 아니다"라며 "개별로 존재하던 퇴직연금, 카드, 수익증권, 신탁 등 비이자수익 평가 지표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며 고객 이익 중심으로 경영 관련 지표를 지속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이익을 관리하기 위해 경영관련지표를 지속 개선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의 해명대로 작년 하반기부터는 KPI에서 비이자이익 지표를 제외하고 ▲고객이익·성장 등 고객가치제고 365점 ▲중기금융 및 혁신금융 선도 250점 ▲지속성장·기반구축에 385점 ▲바른경영 150점 등으로 고객중심으로 KPI를 대폭 개편한 상태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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