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근의 롤리팝]슬기로운 격리생활Ⅱ, 결국은 시스템(한국편)
취재진은 입국 과정에서 체온검사 후 패럴림픽 참가확인서, 격리면제서(활동계획 및 방역계획 포함)를 제출했고 질병관리청의 자가진단앱, 행정안전부의 자가격리자안전보호앱을 휴대폰에 깔았다.
일본에선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한국은 공항이 아닌 격리시설로 이동해 검사한다고 했다. 빨리 공항을 벗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리타에선 공항을 빠져나오는데만 대여섯시간이 걸렸다(관련기사-‘형식미’ 가득한 패럴림픽 방역으로 본 일본의 단면).
공항내 절차를 1시간만에 마친 취재진은 경찰의 인도하게 게이트 한켠에 집합했다. 우리에게 배정된 격리시설은 김포에 위치한 마리나베이호텔. 검색해 보니 ‘휴업중’이라고 나왔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격리시설로 운영하는 듯.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공항내 이동은 불가했다. 일본에서 사용한 와이파이도 경찰이 수거해 대신 반납해주었다.
40분을 달려 격리시설에 도착하니 그곳은 마치 영화 ‘컨테이전(2011년)’의 한 장면 같았다. 방역복으로 중무장한 사람들이 어둠이 내려앉은 호텔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외계인과 접촉하는 영화 ‘컨택트(2016년)’도 떠올랐다.
버스에서 내린 취재진은 호텔 1층의 작은 홀로 이동해 컨디션을 또 체크했다.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확인받았다. 방역관계자는 마지막으로 방 키와 함께 사발면 하나를 건넸다. 시계를 보니 밤 10시가 넘었다. 야식인가 싶었다.
PCR 검사는 의료진이 일일이 방문해 진행했다. 노크 소리에 방 문을 열었고 곧이어 면봉이 코 깊숙이 들어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두엽까지 휘젓는 고통이 몰려왔다. 더 깊이 찌를수록 정확한 검체 채취가 된다고 믿었다. 결과는 오후 6시까지 나온다고 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나오면, 퇴소는 오후 7시다. 퇴소 방법은 세 가지다. 자가용 이용과 방역택시, 그리고 정부에서 제공하는 방역버스다. 버스는 서울역과 강남역까지 간다고 했다.
방에만 머무니 점점 좀이 쑤셨다. 가슴이 답답했다. 소화도 안되는거 같아 좁은 방이지만 도어에서 창문까지 왔다갔다 걸었다. 오랜만에 친지에게 전화도 했다. 일주일만 이렇게 갇혀 살면 사람 목소리가 마냥 반가울거 같다.
하늘이 가뭇해지는 오후 7시. 서울역 행 방역버스에 몸을 실었다. 리무진 버스였다. 1박 2일의 짧은 격리는 기억에 남을 시간이 될거 같다. 현재 가동중인 정부의 방역 시스템의 한 면을 체험할 기회였다. 허술했던 일본의 격리 시스템과 비교도 가능했다.
마지막으로 고생하는 방역관계자와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도쿄 패럴림픽에서 힘껏 날아오른 대표팀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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