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에게 '좋은 사람'이란 [인터뷰]

[스포츠경향]

배우 김태훈, 사진제공|싸이더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화두다. 그만큼 이상적이지만 닿기엔 어려운 문제기 때문이다. 배우 김태훈도 그렇다. 특히 영화 ‘좋은 사람’(감독 정욱)을 찍은 이후 이 화두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고 했다.

“‘넌 착해’라는 말을 들으면 좋은 사람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확장해나가야 한다는 걸 이번 영화로 알게 됐어요. 저도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고 싶은데 앞으로도 고민해야할 게 많을 것 같아요.”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김태훈은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좋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메시지와 긴장감 있는 영화에요. 대중에게 사랑 받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는 ‘두 마리 토끼 잡는 영화’였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런 지점이 매력적이라 출연도 했고요.”

그는 극 중 삶을 잘 살아가려고 하지만 조금씩 비틀리는 선생 ‘경석’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시나리오를 읽고 저와 비교하게 됐어요. 저도 현장에서 ‘좋은 인성을 지닌 사람’이란 평을 받으려고 계속 의식하지 않나 생각했고요. 전 사실 솔직하지만 자기 중심 갖고 사는 편에 속해요. 남에게 폭력적이지 않은 한도에서 제 마음을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럴려면 남에 대한 배려와 큰 그릇을 지녀야겠죠.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그렇게 큰 사람인가’ 반문하게 되더라고요.”

‘좋은 배우’에 대한 생각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그다.

“20대엔 ‘30대 중후반 정도가 되면 배우가 뭔지 알게되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40대 후반이 된 지금에도 잘 모르겠어요. 고민의 깊이나 양이 훨씬 더 커졌나봐요. 다만 좋은 사람이 우선 되어야 좋은 배우도 될 수 있겠다는 건 확실해졌어요.”

실제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유해진’ 이름 석자를 내놓았다.

“현장이나 사적으로도 참 좋은 사람이고 좋은 선배예요. 나도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요.”

벌써 데뷔 20년차다. 선악 공존하는 얼굴을 무기로 다양한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그에게 ‘얼굴’은 어떤 의미일지 질문을 던졌다.

“전 제가 선한 얼굴인지 악한 얼굴인지 모르겠어요. 캐스팅이 다양하게 들어오고 밝거나 비열한 역을 다 해봐서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요. ‘얼굴’로 여러 기회가 생긴다는 건 기쁜 일인 것 같아요. 다만 ‘그래서 내가 캐릭터를 100% 잘 표현했나’라는 반문을 했을 땐 아쉬운 지점은 있죠. 앞으로 제가 더 채워나가야하는 숙제기도 하고요. 잘생긴 배우는 아니지만 그런 강점을 가질 수 있게한 어머니에게 감사하네요.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