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소 세상 만들겠다.. 2028년 상용차, 2040년엔 빌딩까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7일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출시할 트럭·버스 등 모든 상용차 신차는 수소·전기차로만 내놓고, 2028년까지 기존 모델을 포함한 모든 상용차에 수소차 버전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독일에서 개막한 ‘IAA(독일 국제자동차전시회) 모빌리티 2021′에 맞춰 글로벌 투자자·미디어를 대상으로 ‘하이드로젠 웨이브’를 열고, 선도적인 수소 기술을 앞세워 ‘상용차 탄소 중립’을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2040년을 수소 대중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수소 에너지를 누구나, 모두가, 어디에서나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기조 연설자로 직접 나서 10분에 걸쳐 현대차그룹의 수소 비전을 소개했다. 정 회장은 “기후 변화는 인류의 대위기이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우리 세대의 의무”라며 “수소 사회 구현을 통해 후대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모든 상용차 신차는 수소·전기차로만 출시
정 회장의 메시지는 앞으로 내연기관을 탑재한 신형 상용차는 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용차의 전면적 친환경차 전환 계획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현대차가 최초다. 정 회장은 “상용차 분야를 시작으로, 대중교통·물류 시스템이 수소로 완전히 전환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2030년에는 수소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수소연료전지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 수소차 가격을 일반 전기차 수준으로 인하하고, 2040년에는 주택·빌딩·공장·발전소 등 산업 영역 전반에 수소 사회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런 비전을 실현할 미래 수소 모빌리티 콘셉트카와 시제품도 다수 공개했다. ‘e보기’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로, 그 위에 컨테이너를 얹으면 화물트럭으로, 소방 장비를 얹으면 소방차·재난구호차량으로 쓸 수 있다. 자동차보다는 스마트 로봇에 가깝다.
‘비전 FK’는 완충 한번에 600㎞ 이상 달리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초 이내에 도달하는 고성능 수소 스포츠카 콘셉트카다. ‘H 무빙 스테이션’은 트럭에 수소 충전 설비가 탑재된 이동형 수소 충전소다. 이런 첨단 모빌리티에는 현대차가 2023년 선보일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된다. 정 회장은 “산업혁명, 디지털 혁명에 비견될 정도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수소는 환경 위기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이며, 지금이 수소 사회로 가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글로벌 수소 전도사 역할 해 온 정의선 회장
정 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인류, 지구, 기후변화 등을 수차례 반복 언급했고, 기자단 질의응답 때도 전례없이 직접 나서 수소 사회 구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은 수소 없이는 불가능하고 수소 사회로 전환은 개별 기업, 민간의 노력만으로 힘들지만 현대차그룹은 마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17년 다보스에서 창립된 ‘수소위원회’ 창립 멤버로 참가한 이후 2019년 6월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자격으로 초청받아 수소 경제 설루션을 연설했고 2020년 파리 수소위원회 총회에서 ‘수소 사회 구현 3대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8일 출범하는 ‘한국 수소기업협의체’도 그가 산파역을 맡았다.
정 회장은 평상시에도 임직원에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수익 창출보다는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 7월 미국 방문 당시 현지 주요 인사들과 만나 “지금 우리가 기후변화에 맞서 무언가 이뤄내지 못한다면 아들·딸 세대가 나중에 뭐라고 하겠는가”라며 “수소는 사업의 난도가 높고, 단기간 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수소에 대한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정 회장은 “글로벌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은 수소 사회 실현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를 위해 긴밀한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그룹은 다양한 투자 기회와 파트너십 체결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이미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인 독일 H2 모빌리티에 투자했고, 앞으로 다른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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