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온난화 피해 현실화..수산물 지도 바뀐다!

박영민 2021. 9. 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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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여름, 동해 수온이 40년 만에 가장 높게 올랐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 해역의 표층 수온은 1.23도 올랐는데, 전 세계 수온 상승의 약 2.5배 수준입니다.

급격한 수온 상승으로 우리나라 바닷속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요.

정확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KBS 취재팀이 직접 독도 등지에서 수중 탐사를 진행했습니다.

스튜디오에 직접 수중 취재를 한 박영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우리나라 바다 수온이 1.23도 올랐다는데 이게 어느 정도나 뜨거워진 건지 감이 잘 안 오거든요?

[기자]

네, 정확히는 표층 수온이 그 정도 오른 건데요.

보통 바다 수온이 1도 오르는 건 육상의 기온이 5도 이상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여름 기온이 30도였는데, 갑자기 35도 날씨가 계속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가실 겁니다.

그만큼 해양 생태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기는 겁니다.

[앵커]

독도 앞바다에서 수중탐사를 진행했죠?

수온 상승으로 인한 변화, 현장에서 확인됐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독도 해역은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곳이라 어족이 풍부하고 다양한데요.

수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난류성 어종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바다에 들어갔을 때 제주도 특산물이던 자리돔은 아예 터줏대감이 돼 있었습니다.

또, 온대성 연산호 '바다딸기'도 확인이 됐는데요.

면적이 5년 전보다 15%포인트 늘어났습니다.

해조류도 큰 변화를 맞고 있는데요.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감태는 독도 앞바다에서 서식 범위를 넓히고 있는 반면에, 찬물을 좋아하는 대황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앵커]

제주도에서 열대 종들이 발견됐다, 이런 뉴스는 종종 나왔는데 바다 온난화로 우리나라 수산지도가 바뀔 정도라는데 실태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요즘 국산 명태 찾아보기 힘들게 됐는데요.

제주도 하면 떠올렸던 방어는 동해로 터를 옮겼고요.

남해에서 많이 잡히던 갈치는 서해까지 올라왔습니다.

특히 제주도는 이미 아열대성 어종이 65종이 넘을 정도가 됐습니다.

물론, 남획의 영향도 있지만 수온 변화 역시 큰 영향을 준다는 게 학계의 판단입니다.

[앵커]

이 정도 수온 상승이면 피해도 있을 법한데요?

[기자]

네, 수온 상승으로 인한 피해도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양식 어민들의 피해가 큰 상황인데요.

이름도 생소한 '유령멍게'가 대표적입니다.

잡초처럼 굴이나 가리비 서식지를 침범해 연안 양식을 황폐케 합니다.

화면을 보시면, 가리비 통발 안에 반투명한 생물체가 가득 자리 잡고 있는 데 이게 유령멍게입니다.

유령멍게가 늘어나면 통발 무게가 늘어나 바닥에 가라앉게 되고 제때 통발을 갈아주지 않으면 폐사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수온 적응력도 높아서 겨울이면 잠시 사라졌다가도, 수온이 따뜻해지면 다시 세를 넓히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제주에 서식하던 분홍멍게가 부산까지 올라와서 피해를 주고 있고요.

바다 수온 상승으로 오징어잡이 어민들에게도 타격을 입히고 있습니다.

바다 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우리나라 한류 상품 중 하나가 김인데, 국산 김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이게 무슨 얘기죠?

[기자]

국립수산과학원이 2년 전 내놓은 백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김과 미역 양식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겁니다.

이런 경고, 바로 기후 위기 때문입니다.

현재 추세라면 10년 뒤에는 1도, 80년 뒤에는 6도 가까이 오르게 됩니다.

김은 늦가을부터 양식을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여러 차례 수확하는데요.

수온이 계속 오르면 여름철 고수온 탓에 양식 시작 시기는 늦춰지고, 겨울은 짧아져 수확 횟수까지 줄어들면 양식 자체를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대책은 마련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런 수온 상승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2015년부터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종의 바다 '건강검진'데요.

서귀포, 울진 등 6곳은 따뜻한 해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으로 보고,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매년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선 이미 이 같은 생태계 조사가 오랜 기간 진행되는데요.

우리는 올해로 6년째니까 사실상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앞으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앵커]

네, 박 기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촬영기자:조정석 홍성백 송혜성/그래픽:고석훈

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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