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서 인신공양 흔적 발견..신분 낮은 여성 제물로 바쳤다

장지민 2021. 9. 7. 23: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주 월성 성벽에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희(人身供犧·인신공양) 흔적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4년 만에 또다시 발견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7일 월성 서성벽 문터변 발굴조사를 통해 4세기 중엽에 인신공희로 희생된 신장 135㎝ 전후의 왜소한 성인 여성 인골과 동물 뼈, 토기를 출토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주 월성 성벽에서 인신공양 흔적 추정 인골 나와
135cm 전후로 영양상태 좋지 않은 신분 낮은 여성
월성 인신공희 흔적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경주 월성 성벽에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희(人身供犧·인신공양) 흔적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4년 만에 또다시 발견됐다. 이는 신라인이 성벽을 쌓는 과정에서 치른 의례 행위를 명확히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7일 월성 서성벽 문터변 발굴조사를 통해 4세기 중엽에 인신공희로 희생된 신장 135㎝ 전후의 왜소한 성인 여성 인골과 동물 뼈, 토기를 출토했다고 밝혔다.

20대 전후에 사망한 것으로 짐작되는 인골은 얕은 구덩이를 판 뒤 안치됐으며 저항 흔적이 없어 사망한 뒤 묻은 것으로 판단된다. 왼손 손가락 사이에서 복숭아씨 한 점이 나왔고, 머리맡에서는 토기 2점이 포개진 채로 확인됐다.

이번 인골 특징과 매장 양상은 4년 전 조사된 인골들과는 다소 다르다. 2017년 당시 신장 165.9㎝인 남성 인골은 똑바로 누워 있었고, 153.6㎝인 여성 인골은 곁에서 남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물 뼈나 장신구는 없었고, 남성 인골 발치에서 토기 4점이 나왔다.

다만 조사단은 치아와 골격을 살피면 인골 3구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고 고급 유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신분이 낮은 인물들이 희생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장기명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성벽의 중심 골조 가장자리에 맞춰 평행하게 시신을 둔 점이나 문지 근처라는 위치를 볼 때 계획적으로 인신 제사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며 "성벽이 무너지지 않기를 기원하거나 문으로 지나다니는 기운을 잡기 위해 제의를 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골을 덮은 토층 높이는 50∼70㎝ 정도밖에 안 된다"며 "50대 인골 2구가 먼저 묻히고 여성 인골이 거의 연속적으로 매장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라의 월성 성벽 인신공희는 국내에서 나타난 유일한 사례로, 제방을 쌓거나 건물을 지을 때 사람을 주춧돌 아래에 매장하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인주 설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