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서 고추 훔친 긴머리 60대.. 잡고보니 여장남자

김성현 기자 2021. 9. 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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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청 전경. /광주경찰청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한 마트에서 마른 고추 2포대를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광주북부경찰서가 접수했다. 경찰은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토대로 긴 머리에 원피스 차림의 50~60대 여성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다음 날 같은 마트에서 또 고추 절도 신고가 들어왔다. 이번엔 키 170㎝ 정도의 남성이 용의 선상에 올랐다.

이틀 연속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수법의 절도 사건이 발생한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방범카메라 영상 자료 추적 범위를 넓혔다. 그랬더니 첫 절도 사건 여성 용의자가 훔친 고추를 한 가게에 맡기고 5분쯤 지난 뒤 한 남성이 나타나 고추를 되찾아 택시를 타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은 두 사람 체구가 비슷한 점 등으로 미뤄 여장(女裝)을 한 남성 용의자가 옷을 갈아입은 것으로 판단했다.

탐문 수사를 벌인 경찰은 지난 6일 용의자 김모(68)씨를 검거했다. 그가 사는 원룸 안에선 여성 의류와 신발, 가발, 화장품 등 여성 용품이 다수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광주 도심 일대에서 7차례에 걸쳐 250만원 상당의 마른 고추를 훔친 것으로 보고,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평소 여성 옷차림을 즐기는 취향이 있었다. 과거 여러 차례 절도 행각을 벌여 처벌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지병이 있는 그는 지난해 10월 출소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생활비와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추를 훔쳐 판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긴 머리 가발을 쓰고 원피스를 입으면 평범한 60대 여성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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