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30년' 앞두고 한국 오는 왕이..미·중 갈등 속 한국 역할 꺼낼까

김유진 기자 2021. 9. 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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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의용과 한·중 외교장관회담..한반도 문제도 논의

[경향신문]

왕이(王毅·사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14~15일 방한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내년 한·중 수교 30년을 앞두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지만 중국 측의 핵심 방한 목적은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 동조를 가속화하는 것을 견제하는 데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정 장관의 초청으로 14일 방한해 15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한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수교 30주년을 앞둔 시점에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와 상호 실질협력 및 우호정서 증진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열리는 한·중 인문교류촉진위원회에서는 ‘2021~2022 한·중 문화교류의 해’ 추진을 위한 사업계획도 발표한다.

지난 4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夏門)에서 열린 지 5개월 만인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왕 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면 내년 2월 개최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문 대통령 등 고위 인사를 초청할 수도 있다.

왕 부장의 방한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미국이 중국 견제를 최우선 외교 목표로 공언한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미·중관계 관련 논의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특히 최근 미 의회가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서 한국 등을 기밀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에 포함할 것을 권고한 상황이다. 파이브 아이즈 확대 구상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정보 분야에서도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기술 분야 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를 구축하려는 시도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 6월 정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난하며 “옳고 그름을 따져 왜곡된 시류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한·미 정상이 지난 5월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대만, 남중국해를 처음 명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국제규범과 민주주의 강조, 반도체·첨단기술 협력 강화까지 약속한 것에 대한 견제구로 여겨졌다.

일각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어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오는 14일 일본 도쿄에서 한국, 미국, 일본 북핵 수석대표들이 회동하는 방안도 막판 조율 중이다. 북한 문제에 대한 3국 공조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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