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 강등' 북 박정천 전 총참모장, 당 정치국 상무위원 임명
[경향신문]
두 달 만에 권력 핵심 복귀
김정은 또 ‘롤러코스터 인사’
북한 군 서열 2위였다가 강등됐던 박정천 전 총참모장(사진)이 권력 핵심그룹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고속승진 가도를 달리다 지난 6월 비상방역 관련 중대사건으로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된 지 2개월 만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부 인사 스타일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공보를 싣고 “박정천 동지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당 중앙위원회 비서로 선거했다”고 보도했다.
박정천은 2019년 9월 총참모장이 된 뒤 2020년 5월 군 차수, 같은 해 10월 군 원수 칭호를 부여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군 서열 2위까지 오른 박정천은 지난 6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비상방역 장기화에 따른 당 결정 집행을 태업하는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질타당한 뒤 차수로 강등됐다. 당시 박정천이 거수 의결에 참여하지 못하고, 울먹이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2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방청석에 자리했던 그가 상무위원에 임명되며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군 서열 1위였다가 비상방역 문제로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리병철의 자리를 채운 셈이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북한 권력서열 1~5위의 핵심 직책이다. 현재 김 위원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로 구성돼 있다.
김 위원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인사로 군부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왔다. 당 정치국은 또 이날 군 총참모장에 림광일, 사회안전상에 장정남, 당 군수공업부장에 유진을 임명하고 이들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했다. 지난 6월 군부에 대한 무더기 문책을 단행했던 김 위원장이 이번 인사로 군부 다독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림광일은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을 거쳐 정찰총국장을 지냈다. 장정남은 2013년 인민무력부장(현 국방상)에 임명돼 대장(별 4개)으로 승진했다. 보직에서 물러난 이후인 2018년 강등됐다가 상장(별 3개)을 달고 공식 석상에 나서기도 했다. 유진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줄곧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지낸 군수산업 전문가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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