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남성들 지지로 '윤석열 대세론' 흔드는 홍준표..국민의힘 경선 변수로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홍준표 의원의 약진으로 윤석열·홍준표·유승민 세 후보의 ‘1강 2중’ 구도가 ‘2강 1중’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인다. 홍 의원 상승기류의 기반인 ‘이남자’(20대 남성) 표심이 경선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장기간 1위로 ‘대세론’을 붙들고 있지만 홍 의원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윤 전 총장과의 격차를 좁혀 나가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이어지면서 상승 추세를 다시 확인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3~4일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홍 의원(13.6%)은 이재명 경기지사(28.0%), 윤 전 총장(26.4%)에 이은 3위였다. 범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는 윤 전 총장과 오차범위 내인 1.9%포인트까지 좁혔다.
변화의 중심엔 20대 남성 표심이 있다. KSOI 조사의 전체 질문지 결과 분석 자료에서도 홍 의원에게 쏠린 이들의 지지가 확인된다.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은 남성 18.5%, 여성 8.7%의 지지를 얻었다. 만 18~29세 연령대에선 여야 전체 후보군 중 1위(26.3%)였다.
범보수권으로 좁혀도 지지군의 차이가 나타난다. 윤 전 총장은 남성(27.2%)과 여성(29.3%)의 지지차가 크지 않은 반면, 홍 의원은 남성(35.2%) 지지가 여성(17.4%)의 2배 가까웠다. 만 18~29세에선 홍 의원이 31.4%로, 윤 전 총장(17.1%)을 압도했다. 30대에서도 홍 의원이 31.9%로, 윤 전 총장(17.8%)에 앞섰다.
홍 의원에게 몰린 ‘이남자’의 지지에는 홍 의원 특유의 돌직구 화법과 함께 이준석 대표와의 관계 설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의 2030 남성들에게 확고한 지지를 받는 이 대표에게 우호적 메시지를 내면서 지지층을 흡수해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이 기습 입당, 경선준비위원회 논란 등으로 갈등할 때마다 이 대표를 지원하고 윤 전 총장을 공격해왔다.
향후 국민의힘 초반 경선 레이스의 큰 그림은 윤 전 총장이 ‘이남자’ 표심을 확보해 대세론을 지켜나갈지, 홍 의원이 ‘이남자 지지’를 지켜 2강 구도를 굳힐지에 달렸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이 대표와 비공개로 면담하면서 화합하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보였다. 면담은 이 대표의 요청에 윤 전 총장이 동의하며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그간 갈등하는 것으로 비쳐졌는데 경선룰도 정리됐으니 화합하고 뭉치자는 의미”라고 만남을 설명했다. 이 대표와의 관계를 복원해 보수·고령층 중심의 현 지지층을 확장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찾은 자리에서 “20~30대 MZ세대로부터 지지를 받으려면 말을 빙빙 돌리지 말고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해야 하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면서 “그 특징에 맞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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