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제주 4·3 사건' 다룬 신작.."이 소설이 날 구했다"
[앵커]
작가 한강 씨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장편으로 5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왜 이 소설을 '사랑 이야기'라고 하는지 정재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작별하지 않는다' (낭독:한강) : 성근 눈이 내리고 있었다.]
이렇게 시작하는 5년 만의 장편.
[한강/작가 : 죽음에서 삶으로 가는 소설이라고, 건너가는 소설이라고 이야기했고, 또 어떨 때는 제주 4·3을 그린 소설이다. 그중에서 하나를 고른다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는 그 말을…]
70여 년 전 제주도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던 '4·3 사건'의 피해자이자 생존자 이야기로, '5월 광주'의 폭력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아픔을 그린 전작을 떠올리게 하는데,
['소년이 온다' (낭독:한강) :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한국과 폴란드에서 연극으로도 무대에 오른 '소년이 온다'에 대해 작가는 "죽음이 깊이 들어오는 경험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번 소설을 쓰면서는 스스로를 회복시켰다고 말합니다.
[한강/작가 : 고통보다는 '내가 간절했지' 그런 마음이 오히려 더 들고 '이 소설이 나를 구해줬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2016년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고, 2년 뒤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까지 오르는 등 세상은 계속해서 화려한 조명을 비췄지만, 작가는 조용히 글을 써 내려가며 코로나로 뒤덮인 세계를 견뎠습니다.
[한강/작가 : 함께 있어도 마스크를 쓰고, 악수를 하지 못하고, 포옹을 하지 못하는 시절인데, 우리의 삶에만 갇히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을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
상대를 생각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두 개의 삶을 살도록 하는 게 사랑이라며 역사의 상처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 (낭독:한강) : 내 기척에 엄마가 돌아보고는 가만히 웃으며 내 뺨을 손바닥으로 쓸었어…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화면제공 : 문학동네)
(VJ : 강성무 / 영상그래픽 : 김정은)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가 상위 12%라고?" 국민지원금 탈락자들 부글부글
- 현실고증 'D.P.' 뜨거운 반응…국방부 "병영환경 바뀌고 있어"
- 머리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 난생 처음 마주봤다
- 중 웨이보, BTS·아이유 등 한국 연예인 팬클럽 대거 정지
- 확 푼 영국, 조금씩 연 싱가포르…한국형 '위드 코로나'는?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