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뚫어 억대 주식 투자'..옛날 얘기 됐다..4대 은행 마통 5천만원 한도 축소

김혜순 2021. 9. 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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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혜순의 슬기로운 금융생활]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KB국민은행까지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낮추면서 4대 시중은행에서 억대 마이너스통장이 사라지게 됐다. 다만 NH농협은행과 일부 외국계 은행에서는 5000만원 이상 마이너스통장을 아직 발급받을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미리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금을 수시로 빌려 쓸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대출 한도만 받아놓고 실제 자금을 빌려 쓰지 않으면 이자를 따로 낼 필요가 없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혹시 모르니 미리 받아두자'는 가(假)수요와 선(先)수요가 몰린 대표적 대출 상품이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 신청이 폭증했지만 실제 대출 잔액 증가는 크지 않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49조2232억원으로 1월 말 47조2685억원, 6월 말 48조7558억원에 비해 증가액이 크지 않다. 정부 정책에 불안감과 불신이 커지자 일단 '마이너스통장이라도 뚫어놓자'는 가수요가 몰린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마이너스통장의 최대 한도를 1억원에서 절반인 5000만원으로 줄인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에 이달 중 신용대출 개인 한도를 연 소득 수준으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최대 5000만원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경우 고객들이 미리 받아놓는 경향이 있고, 투자 등에 많이 활용되는 만큼 정부의 차입 투자 억제 정책에 협조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개인 연 소득 범위 이내'로 제한하는 정책도 9월 중 시행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한 시행 시기는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NH농협은행만 제외하고 4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는 5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는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른 조치에 따른 것이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7일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최대 5000만원으로 줄였고, 이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 초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낮춘 바 있다. 5000만원 한도는 신규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때에만 적용된다. 이미 대출을 받았거나 만기가 돌아와 기한 연장을 할 때에는 기존 약정 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농협은행은 마이너스통장도 예외 없이 모든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은 이달 내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일 예정이지만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따로 조정할 계획이 없다. 이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연 소득 이내 최대 7000만원, SC제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연 소득 이내가 된다.

그간 외국계 은행들의 신용대출 상품은 시중은행 신용대출 대비 대출 한도가 넉넉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도 많은 수요가 몰렸었다. 씨티은행의 기존 신용대출 한도는 연봉의 2배, 최대 1억8000만원이었고 SC제일은행은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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