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단무지·양념 먹지도 않는데.." 배달 한번에 음식쓰레기 한가득

2021. 9. 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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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배달음식 사랑'은 유별나다.

글로벌 데이터분석업체 던험비가 지난해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의 60%가 배달음식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고객이 느끼는 편의뿐 아니라 불편 사항도 고려·개선해야 하고, 개편 이전 음식점주들과도 충분한 의사소통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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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을 시키자 김치, 주먹밥, 소스 등 밑반찬 여러 개가 함께 배달됐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배달 한 번 시킬 때마다 먹지 않는 밑반찬이 너무 많이 와요. 김치, 콩나물국부터 단무지, 장아찌, 각종 양념까지…. 음식물쓰레기 치우는 것도 일입니다. 안 받을 수 없나요?”

한국인의 ‘배달음식 사랑’은 유별나다. 글로벌 데이터분석업체 던험비가 지난해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의 60%가 배달음식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대상 국가 20개국 평균(27%)의 2배가 훌쩍 넘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음식 이용은 더 늘어났다. 문제는 이와 함께 ‘음식물쓰레기’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0년 식품 소비 행태 조사’에 따르면 일평균 500g 이상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고 응답한 가구가 2019년 34.6%에서 2020년 45.2%로, 10.5%포인트 급증했다. 가구당 일평균 배출량은 454g에서 512g으로, 12%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이나 포장, 가정간편식 소비가 늘면서 음식물쓰레기 배출량도 증가한 것이다.

배달앱도 고민에 빠졌다. 배달쓰레기 문제해결을 위해 개인의 실천뿐 아니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이 커졌기 때문. 이에 배달앱은 주문 단계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마련 중이다.

“먹지도 않는데”… 밑반찬 ‘안 받기’ 해결책 될까?
요기요는 지난 2019년부터 요청 사항에 ‘밑반찬 안 받기’ 옵션을 추가해 운영 중이다. [요기요 앱 캡처]

대표적인 것이 ‘반찬 안 받기’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6일부터 ‘먹지 않는 기본 반찬 안 받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주문 시 요청 사항에 ‘#반찬안받기’ 해시태그와 함께 원하지 않는 반찬을 적으면 된다.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참여자 100명을 선정, 1만원 상당의 배민 상품권을 선물할 예정이다.

음식점주가 고객의 요청 사항을 제대로 반영하도록 점주 대상 홍보도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받지 않을 반찬을 선택할 수 있게 ‘메뉴 설명’에 반찬 종류를 적도록 권유하고, 캠페인 관련 요청 사항 확인을 당부했다.

요기요는 한 발 더 앞섰다. 지난 2019년 요청 사항에 ‘반찬 안 받기’ 옵션을 추가했다. 효과는 상당하다. ‘반찬 안 받기’를 선택한 비중이 꾸준히 증가 중이다. 반찬 안 받기 옵션 선택 비중이 전년 동기(1~8월) 대비 ▷2020년 28배 ▷2021년 3배로 늘어났다.

요기요 관계자는 “고객들이 주문 시 편리하게 해당 기능을 선택하도록 옵션을 추가해 음식물쓰레기와 작은 플라스틱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다”며 “고객의 요청이 많은 옵션은 빠르게 반영해 고객들이 쉽게 환경보호에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회용 수저 안 받기’로 한 달 6500만개 감소
배달의민족은 이용자가 ‘수저 안 받기’를 선택한 횟수를 제공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앱 캡처]

업계는 배달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앱 UI(사용자 인터페이스) 개편을 포함한 여러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사가 ‘일회용 수저 안 받기’를 기본 옵션으로 변경했다. 필요할 때 별도 요청해야 일회용 수저를 받을 수 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배달앱 3사가 UI를 개편한 뒤 한 달 6500만개의 일회용 수저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본 옵션 변경 이전인 5월과 7월 대비해 ‘일회용 수저 안 받기’를 선택한 비중이 4~5배가량 증가했다. ▷배달의민족 14.7→65.2% ▷요기요 14→70% ▷쿠팡이츠 18→78%로 늘어났다.

소비자로선 앱 UI 개편이 간단해 보이는 변화지만 배달앱으로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은, 까다로운 작업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고객이 느끼는 편의뿐 아니라 불편 사항도 고려·개선해야 하고, 개편 이전 음식점주들과도 충분한 의사소통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수저 안 받기’는 야외에서 주문하는 고객이 기본 옵션 변화를 인지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하는 등 과제가 따랐다. 음식점주로서는 기본 세팅을 변경하는 등 번거로움이 따르기 때문에 여러 방면의 안내가 병행됐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소비자와 음식점주가 모두 동참할 수 있도록 취지를 설명하는 등 사전 활동이 필요하다”며 “‘일회용 수저 안 받기’는 2019년 도입 이후 지속해서 선택 비중이 증가한 것을 반영해 ‘기본 옵션’ 변경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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