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심근경색 부른다..성인 5명 중 1명 나타나는 고지혈증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 등
지방성분 필요 이상 쌓여
심하면 동맥경화 이어지고
뇌줄중·심근경색까지 불러
성인 5명중 1명에 나타나
하루 30분이상 유산소운동
고기줄이고 채소 섭취해야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 성분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태를 고지혈증(高脂血症·hyperlipidemia)이라 한다. 고지혈증은 핏속에 비정상적인 수준의 지질(脂質·lipid)이 있을 때 발생한다고 하여 '이상지질혈증'이라고도 불린다. 지질은 체중의 약 10%를 차지하는 지방을 포함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질병관리청이 7월 발표한 '국민건강통계플러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2019년 기준)은 21.9%, 추계 인구는 951만명에 달했다. 성인 5명 중 1명꼴로 고지혈증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고지혈증은 총 콜레스테롤이 240㎎/㎗을 넘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190㎎/㎗ 이상이거나, 중성지방이 200㎎/㎗ 이상이면 해당된다. 혈관 청소차 역할을 하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40㎎/㎗ 미만으로 낮아도 혈관에 지질이 쌓이기 쉽다. 당뇨병이나 심혈관병, 콩팥병 등을 갖고 있다면 LDL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는 낮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게 유지할수록 좋다. 고지혈증 기준을 넘지는 않았지만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을 장기간 갖고 있거나 △고혈압·당뇨·흡연·비만 등의 심장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부모가 심장병 또는 고지혈증이거나 △연령이 40대 이상이거나 △이미 심장병을 앓은 적이 있다면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
지질은 과잉일 때 문제지만 우리 몸에서 꼭 필요한 성분이다. 지질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몸속 세포의 피부라는 세포막을 이루며 여러 호르몬을 합성한다. 또 중성지방은 몸의 조직과 세포의 에너지로 쓰인다. 지질은 음식을 통해 들어오기도 하며 식사와 상관없이 간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후 단백질이 버무려진 입자 알갱이에 흡수돼 혈액에 녹아 들어가고 혈관을 따라 몸속을 돌아다닌다. 이것이 지질단백질(지단백) 덩어리다.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은 간에서부터 조직과 세포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을 열심히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하고,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은 조직과 세포에서 쓰고 남은 지질을 청소차처럼 쓸어 담아서 간으로 운반한다.
체내에서 합성되는 지방의 한 형태로 중성지방이 있다. 중성지방은 음식으로 섭취된 에너지로서 칼로리 섭취가 부족한 경우 체내에서 에너지원으로 분해해 사용된다.
지질 성분은 왜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까. 이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한기훈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 입자가 너무 많아 조직과 세포로 배달되기 전에 혈관에 흘러 넘치면 혈관에 지질이 쌓여 통로가 좁아진다. 다른 가능성은 남은 지질을 쓸어 담아야 할 HDL 콜레스테롤 입자들이 모자라면서 혈관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관이 좁아지는 것이다. 중성지방도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인체에 해로운 것이 아니지만 양이 많아질 경우 문제가 된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을 많이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질은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지나치게 많으면 혈관에 쌓이게 되고, 결국 혈관이 막히면서 혈액을 공급받아야 할 심장과 뇌 등에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고지혈증 치료는 비약물 요법을 3~6개월간 우선 시행한다. 이 기간 동안 혈중 지질 수치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약물요법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좋은 효과를 보이는 지질저하제가 많이 나와 대부분의 고지혈증 환자가 혈중 지질 수치를 정상화할 수 있게 됐다. 약물 요법이 필요한 환자라면 의사 처방에 따라 꾸준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고지혈증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 개선과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생활 습관은 과식과 과음, 고지방식, 흡연, 운동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코로나19 시대에 체중이 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허리둘레가 남성 90㎝, 여성 85㎝를 넘었다면 고지혈증을 넘어 일생 동안 당뇨병이나 심장병,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체중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으로 하루 총 열량의 3분의 1 이상을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콜레스테롤은 하루 300㎎(계란 한 개 정도의 양)으로 제한한다. 포화지방은 동맥경화의 주범인 LDL 콜레스테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기름이 많이 낀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 껍질, 육가공식품(소시지, 베이컨, 햄) 반찬들을 주의한다. 또 다른 주범인 트랜스지방은 프림, 라면, 과자류 등 인스턴트 가공식품에 많이 숨어 있다.
밥, 고구마, 떡, 국수, 빵 등 탄수화물은 혈당 수치를 높일 뿐 아니라 몸에서 지방으로 바뀔 수도 있다. 설탕, 꿀, 물엿, 사탕, 케이크, 콜라, 사이다 등 단순당을 비롯해 과일의 과당도 혈액 내 혈당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 섭취도 하루 1~2잔 이하로 조절하자. 한 교수는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이나 단당류 탄수화물 대신 통곡이나 잡곡류, 두류, 생선류, 채소류 등 비타민과 무기질(칼슘, 포타슘, 마그네슘),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로 바꿔 보라"면서 "이는 고지혈증뿐만 아니라 고혈압과 당뇨, 심장병, 뇌졸중을 피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5회 조깅(빠르고 큰 보폭의 걷기)이 좋다. 유산소운동은 고지혈증 예방 관리뿐만 아니라 체지방 감소와 심혈관 및 심폐 기능 향상, 고혈압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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