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주요 내용·틀린 주민번호까지 그대로"..'판박이' 고발장 누가 작성?
왼쪽이 지난해 4월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고발장입니다.
오른쪽은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때 제출한 고발장입니다.
최 대표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발언한 내용이 똑같이 담겼고요.
인용한 판례도 다르지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거론한 점, 그리고 괄호 안에 넣은 표현 역시 같습니다.
심지어 두 고발장 모두 최 대표의 주민번호 앞자리가 틀리게 기재돼 있는데요.
사실상 같은 고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강욱 / 열린민주당 대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어제) : 제 실제 주민등록번호는 680505입니다. 국민의힘이 선거법 위반으로 저를 고발한 사건에서 왜 연달아서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착오했을까. 왜 손준성 검사가 김웅 후보에게 넘겼다고 하는, 김웅 의원에게 넘겼다고 하는 고발장에 있었던 잘못된 표기가 그대로 이어졌을까. 이거는 뭐 상식적으로 판단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는지를 두고도 진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고발장을 당에 건넨 의혹을 받는 김웅 의원, 애초 '뉴스버스'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자신이 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전혁수 / 뉴스버스 기자 (어제) : 제가 김웅 의원에게 이 고발장이 넘어와서 당에 전달이 됐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여쭤봤어요. 김웅 의원은 처음에는 자기가 썼다, 그런데 손준성 검사와 얘기는 했다고 얘기를 했고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그날 김웅 의원이 기차를 타고 서울로 상경하는 길이라서 조금 음질이 좋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기억이 안 난다는 부분이 많다고 하셔서 다시 통화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최강욱 고발장은 자기가 쓴 게 맞다고 했는데 김건희 씨 얘기나 한동훈 검사장 피해자 얘기를 하니까 그건 자기가 한 게 아니라고 정확하게 저한테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이후 "고발장을 누구에게 받았는지, 또 당에 실제로 건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웅 의원실 관계자 (어제) : 단순히 뭔가를 받았고 그냥 전달만 했다고 했으니까요. 저희가 그거를 확인하려고 해도 확인할 수 없다고 몇 번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요. 그 당시 어떠한 자료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던 것 같아요. 실제로 보냈으면 검찰 조사 결과 손준성 검사가 보냈다고 공표를 하지 않을까요?]
오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손 검사에게 건네받아 당에 전달한 것 같다"면서도 "자신이 작성한 초안과 실제 고발장은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는데요.
이번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 측은 손 검사 외에 또 다른 이른바 '공안검사'의 작성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김 의원이 내일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의혹을 소명한다는 계획이지만, 과연 얼마나 의혹을 풀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뉴스가 있는 저녁 안귀령입니다.
YTN 안귀령 (ag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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